“처음에는 호주 출신인지 몰랐다. 그런데 팬들이 SNS를 통해 ‘이 사람이 바로 요즘 대세 호주형’이라고 하더라. 한국말도 잘하고 정말 그냥 웃긴게 아니라 무지하게 웃기더라”.
인터뷰를 하기 전부터 ‘야구 호주형’은 ‘예능 호주형’을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름을 이야기하자마자 빵 터졌다. 그냥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무지하게 재미있다(Extreme Funny)”라며 환하게 웃었다. 공교롭게도 둘 모두 1977년생 동갑내기. ‘호주형 옥춘이’ 크리스 옥스프링(36, 롯데 자이언츠)은 ‘진짜 사나이’ 인기 열풍을 이끌고 있는 이병 샘 해밍턴(36)을 굉장히 만나보고 싶어했다.
2007시즌 도중 LG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뒤 2008년 10승10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하며 봉중근과 함께 원투펀치로 분전했던 옥스프링은 2009년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아쉽게 퇴출되는 비운을 맞았다. 그러나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완벽한 재활로 예전의 위력을 되찾았고 올 시즌에는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로 입국해 현재 15경기 7승(1완봉승)3패 평균자책점 3.33의 믿음직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야구계에서 옥스프링이 대세 호주형이라면 현재 예능계에서는 샘이 대세 호주형이다. 대한민국 최초 외국인 개그맨을 자처하며 예능감을 뽐내고 있는 샘은 에서 본의 아니게 구멍 병사가 되며 인기 열풍을 이끌고 있다. 웬만한 한국인 못지 않은 어휘력은 물론이고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인간적인 면을 비추며 예능계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뷰 약속을 잡아놓기 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점은 옥스프링이 샘의 존재를 알고 있느냐였다. 그런데 샘의 이름을 언급하자마자 옥스프링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 질문 나올 줄 알았다‘라는 듯 크게 웃은 옥스프링은 “사실 방금 전 라커룸에서도 샘이 나온 방송에 대해 이야기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나도 샘의 엄청난 팬이다. 그냥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엄청 재미있다. 내가 한국말을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한국말도 정말 잘하고 행동거지 등이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봤을 때는 호주 사람인 줄 몰랐는데 팬들이 SNS 등을 통해서 ‘저 사람이 요즘 대세 호주형이에요’라고 해서 호주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
뒤이어 옥스프링은 “꼭 샘을 만나서 ‘안녕하세요, 야구하는 호주형입니다’라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라고 답해 좌중을 폭소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와 함께 옥스프링은 ‘샘이 롯데 경기 시구를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밝혔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샘의 시구를 추진하려고 했는데 이미 두산이 먼저 섭외했더라”라고 밝혔다. 샘은 지난 22일 잠실 두산-한화전에서 시구를 했던 바 있다.
“호주 사람인 줄은 몰랐는데 같은 호주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TV에서 샘을 보면 더욱 재미있더라. 내가 등판하는 경기의 시구자로 나섰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이미 타 팀 시구자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 참 아깝네.(웃음) 꼭 한 번 만나서 ‘야구하는 호주형 옥스프링입니다’라고 인사를 나누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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