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왜 오릭스의 중심인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6.28 09: 52

데뷔 2년 만에 이만큼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빅보이' 이대호(31)가 오릭스 버팔로스의 핵심으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이대호는 27일 현재 타율 3할3푼3리(243타수 81안타) 14홈런 46타점 33득점으로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팀내 타자 가운데 이대호 만큼 성적이 뛰어난 선수는 없다. 27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경기에서도 시즌 13,14호 홈런을 터트리는 등 4타수 4안타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오릭스가 4-8로 패하는 바람에 빛을 잃었지만 그의 활약은 단연 최고였다.
"이대호가 빠진 오릭스 타선은 상상할 수 없다". 모리와키 히로시 오릭스 감독은 이대호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데뷔 2년차를 맞아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극복하고 한층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상대 투수들의 전력 분석보다) 이대호의 적응력이 휠씬 더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모리와키 감독은 "이대호는 오릭스의 중심이다. 없으면 안될 만큼 아주 소중한 존재"라며 "이대호가 빠진 타선은 상상할 수 없다. 아니 상상하기 싫다. 그만큼 소중한 선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대호는 뛰어난 실력 못지 않게 선수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릭스 구단에서는 "이대호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오릭스의 일원"이라고 힘줘 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모리와키 감독은 "이대호는 외국인 선수지만 4번 타자로서 계속 출장하는 게 정말 크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완전히 오릭스의 일원이 됐다. 그리고 이대호가 젊은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는 건 아니지만 젊은 선수들이 그의 타격을 보면서 큰 도움이 되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대호가 데뷔 첫해 선수들과 소통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선수들도 이대호의 그러한 진심을 알고 정말 하나가 된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이대호는 오릭스 선수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만큼 일본어 실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통역을 담당하는 정창용 씨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전한다. 하지만 이대호는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하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원정 경기 때 맥주 한 잔 하면서 "내가 볼땐 이러한 부분이 조금 아쉬운 것 같다"고 슬쩍 건넨다. 상대를 배려하는 그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부분.
그리고 이 관계자는 "이대호가 지난달 초반에 독감에 걸려 고생했었다. 그때 1군 코칭스태프가 번갈아 가면서 트레이너실에 찾아와 이대호에게 '괜찮냐', '오늘은 푹 쉬어야 하지 않나'고 걱정했었다. 그때 이대호는 '무조건 경기에 뛰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그만큼 이대호는 책임감이 남다른 선수다. 구단에서는 이대호의 말이라면 무조건 믿을 수 밖에 없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말한다. "유니폼을 입고 있을때 가장 행복하다"고. 그래서 뛸 수 있을때 후회없이 뛰는 게 그의 목표이자 의무다. 그리고 "지금껏 야구하면서 단 한 번도 지각한 적이 없었다. 지각을 한다는 자체가 선수로서 자격이 없는 정신 자세"라고 일침을 놓았다.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남다른 마음가짐까지 고루 갖췄기에 지금의 이대호가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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