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경기 27골' 포항, 결정력이 부족하다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6.28 14: 57

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이 약 4주간의 휴식기를 마친 뒤 첫 경기를 앞두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는 오는 29일 오후 5시 인천축구정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인천을 잡는다면 독주 체제의 모양새를 만들 수도 있다.
포항은 지난 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후반기 첫 경기를 미리 치른 뒤 27일간의 꿀맛 휴식기를 보냈다. 반환점을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섰다. 힘차게 기지개를 켜야 한다.

전반기 승승장구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파로만 8승 5무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선두를 질주했다. 공수 안정이 원동력이었다. 최다득점(27득점)과 최소실점(14실점)을 기록했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결정력 부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국인 선수 부재가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포항은 K리그 14경기서 14개 구단 가운데 서울과 함께 가장 많은 27골을 넣었다. 경기당 2골에 근접한 훌륭한 기록이다. 포항의 결정력 부족 얘기가 흘러나온 것은 외국인 선수가 없어서가 아니다. 이유는 따로 있다. 많은 찬스를 만들어 낸 죄(?)다. 행복한 고민이다. 포항은 '스틸타카', '포항셀로나'라는 별칭을 얻으며 매 경기마다 수많은 찬스를 양산했다.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도 결정력 부족이라는 뭇매를 맞은 가장 큰 이유다.
올 시즌 6골을 터트리며 포항에서 최다골을 기록 중인 '포항의 메시' 조찬호는 "결정력을 높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찬스를 많이 만들어야 골이 나는 것이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워하기 보다는 더 많은 찬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타 팀보다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에 최다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좋고, 결과가 좋으려면 과정이 좋아야 한다'는 스포츠의 단순한 이치다. 지금 포항의 모습이 꼭 그렇다.
'포항의 엔진' 신진호는 "국내 선수가 아닌 외국인 선수도 득점 찬스를 놓칠 수 있는 것"이라며 "국내파 중에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결정력 부족은 외국인 선수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다"라며 '외국인 선수 부재=결정력 부족'이라는 의혹의 시선에 선을 그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궤를 같이했다. "27득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찬스 대비 결정력이 높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쉬웠던 반면 리그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올해 성패는 공격진의 득점력이 관건이다. 지금은 고루 득점을 해주고 있어 순위를 높일 수 있었지만 후반기에도 항상 문제가 될 수 있는 소지는 있다. 위험부담은 있다. 축구는 1~2골로 승부를 내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한 뒤 "득점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생각을 달리 하면 찬스를 많이 만들면 그만큼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가 과정을 중시하는 이유다. 100%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결정력 높이기에 공을 들였다. 후반기에도 전반기 정도의 결정력만 유지해준다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뚜껑이 열린다. 첫 상대인 인천은 짠물 수비의 팀이다. 포항 성남 전남(이상 14실점)의 뒤를 이어 15실점으로 부산과 함께 최소 실점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승패의 관건은 포항이 얼마나 많은 찬스를 만들어낼지, 그리고 얼마나 높은 결정력을 선보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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