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 역투’ 박정배, LG '불금' 훼방놨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28 21: 51

신바람을 타던 LG를 막아선 것은 박정배(31, SK)였다. 박정배 앞에 LG의 불타는 금요일도, 약속의 후반도 없었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역투였다.
SK는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마운드의 호조 속에 2-1로 신승했다. 선발 김광현도 잘 던졌고 9회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도 경기를 깔끔하게 정리했지만 역시 가장 빛난 선수는 둘 사이를 이은 ‘가교’ 박정배였다. 인상적인 투구로 LG의 추격 의지를 막아섰다.
SK는 2-0으로 앞선 6회 위기를 맞았다. 잘 던지던 선발 김광현의 제구가 조금씩 흔들렸다. 결국 오지환 정성훈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1사 후 정의윤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차로 쫓긴 SK는 이어진 2사 1,2루에서 김광현을 내리고 박정배를 올리는 투수교체를 결정했다. 박정배의 임무 수행에 따라 경기 양상은 완전히 뒤바뀔 수 있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2사라고는 하지만 주자가 두 명 있는 상황이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여기에 2루 견제가 뒤로 빠지며 위기는 2사 2,3루로 확대됐다. 안타 하나면 역전이었다. 그러나 박정배는 침착했다. 대타 이병규(7)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진화했다. SK로서는 큰 고비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박정배의 호투는 이어졌다. 7회 이진영 손주인 현재윤을 차례로 처리했다. 7회 투구수는 9개에 불과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정배는 LG 상위타선을 맞이했으나 한치의 굴함도 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오지환 정성훈 박용택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9회 박희수까지의 가교 임무를 홀로 해냈다. 김광현 박희수의 활약에 버금가는 호투였다.
어깨 재활을 마치고 최근 1군에 합류한 박정배는 목동구장에서 열린 지난 넥센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만수 SK 감독조차 “놀랐다”라고 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박정배는 “1점차 상황이라 (집중해) 그런 활약이 나왔던 것 같다”라고 겸손해했다.
“앞으로 그런 상황에서 많이 올라갈 것 같다”라는 취재진의 우스갯소리에는 “다른 불펜 투수들도 다 같이 좋아지는 상황이라 부담은 덜하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날 경기에는 다른 계투 요원이 필요없었다. 박정배의 역투 하나면 충분했다. 박정배가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드높이며 SK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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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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