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버티는’ 올슨, 신뢰는 언제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8 22: 12

그가 선발 등판할 때 팀의 승률은 8경기 6승1무1패. 그러나 정작 선수 본인은 선발로서 자기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30)을 어떻게 해야 하나.
올슨은 28일 마산 NC전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8개, 사사구 4개) 5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기며 4-5로 뒤진 7회말 정재훈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났다. 팀이 8회초 2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덕분에 패전을 면했고 팀은 6-5로 승리했다. 올슨 선발 등판 시 두산의 승률은 무려 85.7%다.
그러나 '기본적인 선발로서 자기 몫을 해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NO. 합류 이래 올슨은 단 한 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을 뿐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다. 그것도 개막 후 세 번째 등판 경기인 4월 12일 롯데전서는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허벅지 부상으로 강판했다. 그리고 50일 간 두산은 올슨의 복귀를 기다리며 부상 재발 후에도 치료를 책임져왔다.

올슨의 회복을 기다리는 동안 두산 투수진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하석상대식 운용을 하다가 말 그대로 망가졌다. 오현택, 유희관을 발견하며 위안을 삼을 수 있었으나 그 외의 계투들은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10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역사에 남은 5월8일 문학 SK전 12-13 역전패, NC에게 17점을 내주고 한화에게도 14점을 내주는 등 지레 포기하는 듯한 패배가 이어졌던 잔혹사 순간 동안 올슨은 계속 치료만 했다. 한때 팀 평균자책점 1위였던 두산의 평균자책점 순위는 8위로 수직하락했다.
부상을 떨치고 갓 돌아온 올슨이 선발로서 제 몫을 했더라면 두산이 기다린 보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슨은 단 1승을 거뒀을 뿐 그 흔한 퀄리티스타트 한 번 없이 로테이션 자리를 채우고 있다. 1승도 지난 13일 잠실 SK전서 5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했다. 그나마 타선이 중후반 터진 덕분에 여유를 갖고 치를 수 있던 경기였다. 28일 NC전 역전승에서도 올슨의 공헌도는 4회까지는 호투로 분명 컸으나 한 순간을 넘기지 못했다.
5회 나성범의 동점 투런 허용 이전 모창민의 2루 도루 때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점도 있으나 모창민을 볼넷으로 출루시키지 않았다면 올슨의 동점 허용도 없었다. 이날 올슨은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냈으나 98구 투구 중 볼이 45개로 많았다. 스스로 짧은 이닝을 자초하고 말았다. 다음 경기서도 확실한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올슨의 생존 신호등은 점차 붉게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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