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에게는 냉정하게. 기다려준 팬들에게는 따뜻하게.
'봉동이장' 최강희(54) 감독이 전북 현대에 복귀해 첫 공식 일정을 가졌다. 최 감독은 지난 28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에 위치한 전북 훈련장에서 모습을 처음으로 들어냈다. 지난 18일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소화한 후 첫 공식석상이었다. 최 감독은 오후 5시반부터 1시간 20여분 동안 선수들을 지휘하며 오는 30일 열리는 경남 FC와 일전을 준비했다.
이날 율소리 훈련장에는 최강희 감독의 복귀 후 첫 훈련을 보기 위해 훈련 시작 두 시간여 전부터 전북 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훈련 시작 직전에는 30~40여명의 팬들이 운집해 최 감독이 모습을 나타내기만을 기다렸고, 기다리던 최 감독이 훈련장 입구에 들어서자 박수로 반갑에 맞이했다.

최강희 감독도 팬들의 인사를 일일이 받아주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또한 훈련 직후에는 쏟아지는 소나기에도 훈련장을 떠나지 않은 팬들과 한 명씩 사진을 찍는 등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최 감독은 최근 전북의 부진에도 인내한 팬들에게 "지금까지 참고 기다려준 팬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고마운 심정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팬들과 달리 선수들에게는 냉정했다. 훈련 직전 숙소에서 열린 미팅에서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OSEN과 전화통화서 "어떤 경기에서라도 이긴다는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를 잃어 버렸다. 또한 홈경기는 끝까지 밀어 붙이는 최선의 자세 등이 없어졌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선수단은 염색했던 머리카락을 모두 검정색으로 돌려놓는 등 단정한 자세로 최강희 감독의 복귀를 맞이했지만, 최 감독은 밖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안에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요구했다.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 등 전북이 갖고 있던 고유의 정서가 깨졌다는 것이 문제다"고 지적했던 최 감독은 "새로 시작"을 외치며 전북의 탈바꿈을 선언한 상태다.

훈련에 들이는 공도 대단했다. 지난 26일 5실점이나 했던 수비진에 대한 우려가 컸던 최강희 감독은 수비수들을 세워 놓고 직접 훈련을 지도하며, 흐트러진 수비진의 조직력을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도 최 감독의 지도에 맞춰 소나기 속에 구슬땀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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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