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혼자산다' 더티 총각 서인국에 빠졌던 시간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6.29 08: 02

가수 서인국이 지난 2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잠시 이별을 고했다. 털털하다 못해 더럽게 짝이 없는 모습으로 이른바 ‘더티 총각’으로 우뚝 선 서인국과의 이별이 아쉽다.
'더티 섹시'도 아니고 진짜 '더티'였다. 서인국은 그간 ‘나 혼자 산다’에서 7년차 자취생의 리얼한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공개해 '더티남'으로 유명세를 탔다.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는 옷가지들과 싱크대에 수북하게 쌓인 설거지거리 등 서인국의 집안 곳곳에선 정리정돈의 낌새를 찾아 볼 수 없었고, ‘나 혼자 산다’는 관찰형 예능프로그램이기에 이는 과장하거나 꾸밈없는 서인국의 생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져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서인국의 ‘더티총각’ 일화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에피소드는 딸기 세척을 꼽을 수 있다. 혼자 사는 남자 대부분이 그렇듯 먹을거리 조리에 영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그는 딸기를 용기채 물에 한 차례 담갔다가 빼내는 간편 세척법을 선보여 원성을 들었다. 냉장고에선 썩은 귤과 가래떡이 나와 그도 놀라고 시청자도 놀랐다. 노홍철은  그의 집을 방문한 뒤 “짐승냄새가 난다”고 코를 쥐어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만들기도 했었다. 그는 더티한 남자가 맞았다.

지난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상남자 윤윤제 캐릭터를 맡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그는 이 같은 관심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흡사 ‘깨는’는 모습을 보였고, 이 같은 리얼한 생활상은 환상에 대한 배신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서인국에 대한 이미지를 기존에서 친근하고 호감의 방향으로 바꿨다. 폭격을 맞은 듯 산만한 보금자리 풍경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지만, 동시에 모성애를 자극하는 대목이었고 여기에 그가 무지개회원들을 향해 보인 예의 바른 막내의 모습은 더티 총각을 소탈하고 꾸밈없는 청년으로 탈바꿈시켜 각인하게 만든 화룡점정이었다.
서인국은 ‘나 혼자 산다’를 하차하며 “(무지개회원들과의 모임을 통해) 나도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사람이란 걸 확인하게 해 준 감사한 시간이었다”는 말로 눈물을 글썽였다. 방송을 통해 7년차 자취생의 적나라한 생활상의 고스란히 들켰지만, 동시에 서인국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무지개회원들과 '사료'를 먹는 게 아닌 '식사'를 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았고, 남자끼리는 영 어색하지만 했던 정을 나누는 데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더티 총각의 하차는 무지개회원들과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기지만 어쩌면 그 보다 더 서인국 본인에게 가장 서운한 이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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