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클리닝타임]SK 반등 이끄는 김강민의 나비효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29 06: 13

공격과 수비 모두 살아났다. 여기에 투지 넘치는 주루 플레이까지 ‘짐승남’의 본성을 되찾았다. 3박자를 두루 갖춘 채 돌아온 김강민(31, SK)의 상승세가 SK의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개개인 전체가 살아나고 있는 SK다. 그것이 모여 팀의 상승세라는 큰 물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 중 하나가 바로 김강민이다. 공·수·주 모두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 성적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단순히 기록으로 드러나는 성적뿐만이 아니다. 매 경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잠자던 SK의 야성을 깨우는 촉매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실 김강민의 시즌 초반은 최악이었다. 첫 11경기에서 타율이 고작 4푼2리였다.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타격 부진의 명목으로 4월 14일 2군에 내려갔다. 그러나 복귀 후에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5월 7일 1군에 다시 등록된 김강민은 그 후 49경기에서 타율 3할7리, 18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타율은 어느새 2할6푼5리까지 뛰어 올랐다. 홈런이 없을 뿐 장타력도 되살아났다.

김강민은 무릎 부상으로 전지훈련을 건너뛰었다. 결국 시즌이 개막될 때까지 타격 밸런스를 잡지 못했다. 타율이 서서히 올라올 때인 5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김강민은 “아직이다”며 고개를 저었다. 당시 김강민은 “내 타격 밸런스가 좋을 때는 타구가 좌측으로 향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않다”라고 했다. 하지만 점차 좌측으로 나가는 타구가 많아지고 있다. 28일 잠실 LG전의 결승점이 된 2회 2사 1루 상황에서의 2루타로 좌중간으로 큼지막하게 뻗어나갔다.
가장 자신있는 분야인 수비도 집중력과 함께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최근에는 SK 외야의 중원을 지키며 물샐틈없는 수비력을 과시 중이다. 외야의 익숙한 짝들인 박재상 조동화와 함께 상대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고 있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다소 부족한 이명기 한동민이 돌아와도 큰 문제는 없다는 생각이다. 김강민은 “어차피 못 잡는 공은 못 잡는다. 내 한계가 있다. 부담없이 편하게 하겠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주루 및 수비에서의 몸짓도 SK의 덕아웃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못잡을 것 같은 타구도 전력질주해 잡아낸다. 어차피 2루타가 될 타구도 최선을 다해 2루까지 뛰는 베이스러닝도 돋보인다. 기록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덕아웃 사기를 높이는 요소들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김강민이 투지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강민이 살아난 이후 SK도 공·수·주에서 모두 한결 나아진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김강민은 6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6푼6리, 장타율 4할5푼1리를 기록했다. 5월까지 팀 타율 2할5푼7리를 기록 중이던 SK도 6월 팀 타율이 2할7푼3리(리그 4위)까지 올라왔다. 수비력도 안정됐고 기대에 못 미쳤던 기동력도 팀 도루 22개(리그 3위)로 확실히 살아났다. 주축 선수 중 가장 먼저 반등에 성공했던 김강민이 불러온 나비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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