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잘한다고 해요 무조건".
넥센 히어로즈 우완 이보근(27)은 2009년부터 팀의 든든한 불펜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보근은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잠시 부진을 겪었지만 그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록 그동안 그의 자리가 컸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보근의 최근 팀의 기대를 다시 메워주고 있다. 이보근은 6월 한 달 동안 9경기에 나와 1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에서 0.93으로 호투 중이다. 9경기 동안 19⅓이닝을 던지며 긴 이닝을 소화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연패 기간 동안 건진 것은 이보근"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목동구장에서 만난 그는 올해의 이보근 뿐 아니라 야구선수 이보근이 지금까지 있게 해준 비결에 대해 지금의 아내 정미희 씨를 꼽았다. 2008년 정 씨를 만난 그는 4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해 12월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쉽지는 않았다. 이보근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심리적인 문제로 고생을 많이 했다. 폐쇄공포증, 불안증 같은 게 있었는데 아내를 만나면서 많이 안정을 찾았다. 패전처리조로 1군에 며칠 있다가 다시 2군에 내려가곤 하던 때였다. 그래도 항상 무조건 잘한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2008년 시즌 마지막 경기에 아내가 야구를 보러 왔다. 그때 불펜에 앉아있다가 정말 마운드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2009년 스프링캠프 명단에 탈락했다. 그때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 살을 많이 빼고 5월에 1군에 올라오면서부터 야구가 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보근은 힘들었던 때 이야기를 농담처럼 담담하게 했다. 평소에도 어려운 일을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넘기는 그다. 이보근이 그 만큼 안정을 찾기까지 무조건 그를 칭찬해주고 믿어준 정미희 씨의 노력이 있었다.
이보근은 "아직도 아내는 내가 마운드에 서면 제대로 경기를 보지 못한다고 했다. 결혼하면서 어머님, 장모님, 아내가 장어즙, 사골국 등 좋은 것을 정말 많이 해준다. 지금도 항상 잘했다고 말해주고 있다"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어느 아내가 내조 없이 야구선수 남편 곁을 지키겠는가. 그러나 야구 외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온 이보근은 그의 빈곳을 항상 사랑을 채워준 아내에 대한 사랑이 큰 듯했다. 이보근은 "아내를 항상 웃게 해주고 싶다"며 올해의 목표를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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