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군 데뷔전에서 일을 냈다. 재치 넘치는 베이스러닝으로 결승 득점을 만들어냈다. '원더보이' 한화 외야수 송주호(25)가 독수리 군단의 새얼굴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송주호는 지난 28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정식선수 등록과 함께 1군 엔트리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한화에 입단한 송주호는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데뷔했다. 그리고 7회말 대주자로 첫 출장해 결승 득점까지 올렸다.
중앙고 출신으로 지난 2007년 삼성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우투좌타 외야수 송주호는 그러나 2010시즌 중 방출 통보를 받은 뒤 특전사로 현역 입대했다. 그곳에서도 야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꾸준히 연습했고, 말년 휴가를 써 원더스의 트라이아웃을 받았다. 그게 바로 지난해 9월의 일이었다.

제대와 함께 원더스에서 김성근 감독의 조련 아래 혹독한 조련을 받은 송주호는 교류경기 12게임에서 40타수 13안타 타율 3할2푼5리 11타점 4도루로 활약했다. 그의 플레이를 한화 이정훈 2군 퓨처스 감독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정훈 감독은 구단 측에 송주호를 적극 추천했고, 머지 않아 그의 프로 재입단이 이뤄졌다.
이정훈 감독은 "주루 플레이와 외야 수비가 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화 입단 후에도 2군 퓨처스리그에서 1번타자 중견수로 기용돼 꾸준히 기량 향상을 보였다. 강한 어깨와 함께 정확한 송구 능력 그리고 빠른 발까지 갖춰 당장 주전은 아니라도 대수비와 대주자로서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해 1군으로 불러들였다.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전. 송주호는 7-7 동점이 된 7회말 1사 1루에서 한상훈의 대주자로 첫 출전했다. 김태완의 유격수 땅볼 때 2루에 진루한 그는 정현석의 중전 안타 때 2루에서 3루를 지나 홈으로 쇄도했다. 강견의 넥센 중견수 이택근이 전력으로 송구했고, 포수 박동원도 길목을 확실하게 지키고 있었다.
타이밍상으로는 아웃으로 보였다. 하지만 송주호는 홈으로 들어오기 직전 박동원의 다리 뒤로 들어갔고 앞으로 넘어지며 왼손으로 홈 베이스를 짚었다. 태그를 피하는 절묘한 베이스러닝으로 결승 득점을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타고난 발과 센스가 어우러진 주루 플레이로 인상적인 프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경기 후 송주호는 "첫 출전이라 굉장히 긴장됐다. 이종범 코치님께서 자신있게 뛰라고 주문하셔서 적극적으로 뛰려고 했다"며 "그동안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고, 이렇게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님과 이정훈 퓨처스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송주호가 한화의 새로운 신고선수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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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