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앤서니 붕괴…KIA 소방수 교체 카드 꺼낼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6.29 06: 05

5월 부진을 딛고 잘 나가던 KIA에 2차 위기가 엄습했다. 마무리 앤서니 르루(30)가 무너져도 너무 잘 무너진다. 이제는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KIA는 지난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충격의 9회 역전패를 당했다. 9회초까지 5-3으로 리드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9회말 앤서니가 안타 4개와 볼넷 1개로 대거 3실점하며 5-6 끝내기 역전패했다. 1점차도 아니고 2점차 리드를 못 지키며 무너졌다. 
올해 20세이브를 거두며 KIA 외국인 투수 사상 최다 세이브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앤서니이지만 투구내용이 불안불안하다. 벌써 블론세이브가 4개이며 구원패도 3패나 된다. 시즌 평균자책은 무려 4.33이고, 피안타율(0.299)도 거의 3할에 육박하고 있다. 

앤서니는 5월까지 16경기에서 세이브 14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2.55에 피안타율 2할2푼7리로 막아내며 선동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6월 10경기 평균자책점 8.44와 함께 피안타율은 무려 4할2푼9리에 달한다. 지난 13일 광주 NC전에서 5점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역대 최다점수차 블론을 범하기도 했다. 
KIA 선동렬 감독은 "앤서니가 깔끔하게 막는 걸 못 봤다. 여유있게 해야 하는데 주자만 나가면 본인이 급하다. 마무리 경험이 없어서인지 천천히 하라고 해도 안 된다"며 "삼성에 있을 때에는 1점차라도 오승환이 있어 든든했다. 삼성에서 참 편하게 했다"고 말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더 이상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다. 마무리 교체도 한 번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됐다. KIA는 2001년 재창단한 후 오랜 기간 마무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고, 시즌`중 마무리 교체도 몇 차례 있었다. 극명한 성공과 실패 사례가 있다. 2002년이 실패라면 2009년은 성공이었다. 
2002년 KIA는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가 전반기 동안 마무리로 기용됐으나 불안한 투구로 뒷문이 약했다. 후반기 리오스를 선발 전환한 KIA는 이강철(17세이브)-박충식(8세이브)이 더블스토퍼로 활약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3점대 평균자책점의 이들에 대한 확신이 떨어졌고, LG와 플레이오프에서 선발 김진우를 마무리로 돌리다 낭패를 보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2009년에는 한기주가 연일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믿음을 주지 못했고, 5월 한 때 에이스 윤석민이 임시 마무리로 활약할 정도로 대안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유동훈이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했고, 0점대(0.53) 평균자책점으로 22세이브를 올리며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0번째 우승 마무리로 맹활약했다.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시즌 중 마무리 교체가 대성공한 케이스다. 
그러나 올해는 당장 앤서니의 자리를 대신할 만한 확실한 구원투수가 마땅치 않다는 게 고민이다. SK에서 마무리를 맡았던 송은범이 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박지훈의 최근 구위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 희망적이지만 그가 마무리로 돌아서면 중간이 헐거워진다. 하지만 앤서니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KIA도 새로운 플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 이런 식으로 자꾸 역전패하면 그 후유증이 시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waw@osen.co.kr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