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업맨’ 정재훈, 부활 향한 큰 걸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9 10: 41

마무리로도 셋업맨으로도 타이틀을 따내며 프랜차이즈 계투로 우뚝 섰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어깨 부상으로 인해 재활에 힘을 쏟아야 했다. 올 시즌에도 부침을 겪으며 확실한 안정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안타까움을 사던 그가 재기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메시아 정’ 정재훈(33, 두산 베어스)이 다시 특급 셋업맨 시절의 위력을 되찾고 있다.
정재훈은 28일 마산 NC전서 4-5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오른 뒤 1⅓이닝 동안 피안타-사사구 없이 탈삼진 세 개를 곁들이며 호투했다. 그 사이 팀은 8회초 오재일과 오재원의 연속 타점으로 6-5 역전에 성공했고 정재훈은 이날 경기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는 정재훈의 올 시즌 3승 째다.
올 시즌 28경기 3승2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41을 기록 중인 정재훈은 2005시즌 30세이브(1위), 2010시즌 23홀드(1위)를 기록하는 등 두 번의 타이틀을 획득하며 두산 투수진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11시즌 중간 계투-마무리를 오가다 어깨 회전근 부상을 입었다.

시즌 후 4년 최대 28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으나 어깨 부상 여파로 인해 지난 시즌 4경기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플러스 옵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비시즌 동안 재기를 노렸던 정재훈이다.
원래 정재훈은 구위보다는 제구와 포크볼 구사력으로 타자를 사로잡던 투수. 중요한 포인트를 넘기지 못할 때에 대해 김진욱 감독은 정재훈에 대해 “공이 높게 뜨면서 제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맞아나가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어깨 부상 여파를 딛고 재기를 노리는 투수인 만큼 감독으로서 셋업맨의 부활을 기다렸다.
28일 NC전은 정재훈의 전성 시절 투구가 그대로 재현되었다. 7회말 김태군-김종호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정재훈은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동점 투런 주인공 나성범을 4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낙차 큰 포크볼로 타자의 방망이를 유도하고 기본적인 직구 제구도 뛰어났다. 오현택-정재훈 셋업맨 체제에 마무리 홍상삼으로 남은 시즌 계투진 운용을 확정지은 두산 입장에서 검증된 기량의 정재훈이 제 감각을 찾았음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경기 후 정재훈은 “포크볼의 느낌이 좋았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느낌이었다”라며 “휴식기를 거친 후 투구감이 떨어져 아쉬웠으나 지금은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정명원 코치께서 조절해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앞으로 나 스스로 자기관리를 잘하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5월부터 투수난으로 인해 고역을 치르던 두산에게 정재훈의 감각 회복은 더욱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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