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좌완 송창현(24)이 프로 데뷔 첫 승을 구원승으로 장식,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필승계투로 떠올랐다. 장성호(롯데)와 맞트레이드에 대한 평가도 뒤바뀌기 시작했다.
송창현은 지난 28일 대전 넥센전에서 6-7로 뒤진 7회초 무사 2루 위기에서 구원등판, 승계주자 실점없이 1⅔이닝 무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8-7 역전승을 견인했다. 10경기 만에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송창현의 피칭은 위력적이었다. 최고 구속은 144km이지만 묵직하게 깔려오는 직구와 결정구 서클체인지업이 효과적으로 먹혀들었다. 넥센의 서동욱-강정호-박병호를 3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상대 공격 흐름을 차단,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넥센 중심타자들을 상대로도 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정면승부했다.

송창현은 올해 10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하고 있다. 얼핏 보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성적. 하지만 선발과 불펜으로 나올 때 성적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선발로 나온 4경기에서는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점 11.57, 피안타율 3할1푼4리로 부진했다. 9⅓이닝 동안 볼넷만 무려 14개로 제구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구원으로 나온 9경기에서는 1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0.90, 피안타율 6푼5리로 위력을 떨쳤다. 10이닝 동안 안타를 2개밖에 맞지 않았고, 볼넷은 3개 뿐이다. 탈삼진 8개로 스터프를 과시하며 선발 때와는 전혀 다른 강력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필승조 자질이 보인다.
송창현은 "첫 승을 하게 돼 말도 못할 정도로 좋다. 그동안 고생하신 부모님께 가사하다"며 "길게 생각하지 않고 한 타자, 한 타자 잡는다는 마음을 먹고 던지고 있다. 최근 송진우 투수코치님께 배운 서클체인지업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선발과 불펜 중 편한 보직으로는 불펜을 꼽았다.
구종이 다양하지 않지만 묵직한 구위가 일품인 송창현은 좌완이기 때문에 선발보다 불펜에서 활용도가 높을 수 있다. 마무리 송창식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을 만한 구원투수가 없는 한화에서 송창현이 새로운 필승계투로 자리 잡는다면 팀과 개인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수 있다.
송창현은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그러나 프로 데뷔도 하기 전부터 2000안타 대타자 장성호와 1대1 맞트레이드돼 화제를 모았다. 지명도에서 워낙 큰 차이가 나 한화의 잘못된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만 24세 영건 송창현은 창창한 미래로 평가를 뒤엎으려 한다. 아직 트레이드 평가는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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