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내야수 스킵 슈마커(33)가 또 다시 투수로 등장했다. 올 시즌에만 두 번째 일이다.
다저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대량실점을 했다. 8회를 마쳤을 때 이미 다저스 투수들은 20피안타 16실점을 했고 다저스는 스캇 밴 슬라이크의 2루타로 단 1점만을 얻었을 뿐이었다.
사실상 경기는 다저스의 패배로 기운 상황, 다저스는 불펜으로 피터 모일란(2이닝 5실점), 맷 게리어(1⅓이닝 3실점), 브랜든 리그(1이닝 1실점) 등 세 명의 불펜투수를 소모한 상황이었다. 다음 날 경기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저스 벤치는 더 이상의 불펜투수 소모를 원치 않았고, 야수인 슈마커를 9회 마운드에 올렸다.

슈마커의 투수 등판은 낮설지 않다. 이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던 2011년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실점을 기록했었고, 올 시즌에도 콜로라도 로키스에 2-12로 대패했던 4월 30일 경기에 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을 올렸었다.
슈마커는 첫 타자 도모닉 브라운과 델몬 영을 연속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존 메이베리에 볼넷을 내줬고 벤 르비에어 2루타를 맞아 2사 2,3루에 몰렸다. 카를로스 루이스에까지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린 슈마커.
하지만 슈마커는 대타 험브레토 킨테로를 삼진으로 처리하고는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다저스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했고 최고구속은 90마일(약 145km)까지 나왔다. 또한 슈마커는 수준급 커브를 던졌고 영을 상대로는 너클볼까지 구사했다.
팀의 대패에 잠잠하게 있던 다저스 팬들은 슈마커가 무실점으로 9회를 마치자 우레와 같은 갈채로 그에게 환호를 보냈다. 한 관중은 슈마커를 향해 종이 비행기를 날려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팀이 대패하는 와중에도 팬들에게 확실하게 팬 서비스를 한 돈 매팅리 감독이다.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