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타선이 심상치 않다. 30일(이하 한국시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는 류현진(26,LA 다저스)에게 어떤 변수로 작용할까.
다저스는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1-16으로 대패했다. 올 시즌 다저스의 최다실점 경기다. 선발 크리스 카푸아노가 3⅔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고 뒤이어 올라온 피터 모일란도 2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맷 게리어는 1⅓이닝 4피안타 3실점, 브랜든 리그 역시 1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리던 다저스는 대패로 연승이 끊겼다. 언젠가는 끊어질 연승이었지만 마침 공교롭게도 류현진의 선발등판 바로 앞에서 연승이 중단됐다. 보통 연승이 끊어진 바로 다음경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연승을 달리면 불가피하게 팀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기록이 중단되면 선수단의 긴장이 풀리기 때문이다. 루키 류현진이 또 다시 중요한 경기에 등판하게 된 것이다.

류현진의 과제는 불 붙은 필리스 타선을 어떻게 잠재우느냐다. 사실 올 시즌 필리스의 공격력은 신통치 않다. 팀 타율은 2할5푼4리로 메이저리그 전체 15위, 정확히 중앙에 위치하고 있지만 경기당 평균득점은 3.75점으로 메이저리그 23위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필리스의 타격 페이스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7일 샌디에이고전부터 시작해서 3경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27일 안타 10개로 7득점을 올렸던 필리스는 28일 다저스전에서 안타 14개를 치고도 단 4득점에 그쳤다. 그리고 29일 필리스는 무려 안타 21개를 치면서 16득점을 올리는 불방망이를 뽐냈다.
류현진은 한창 달아오른 필리스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필리스 타선은 29일 무려 20개의 안타를 치면서 타격감을 끌어 올렸다. 지난 등판인 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도 류현진은 8개의 안타를 허용하는 등 최근 피안타가 적지 않다.
야구 속설 중 '대량득점을 한 다음 날에는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결국 팀 타격은 평균에 수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다저스는 29일 경기 전 시즌 최다실점 경기였던 4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2-12로 지고 바로 다음 날 단 2실점만 하면서 6-2로 승리를 거뒀었다.
또한 방망이가 터진 다음 날 타자들의 스윙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좋은 타격을 했던 기억이 남아 있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러한 빈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필리스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면승부 보다는 유인구의 비중을 높이는 피칭이 주효할 수 있다.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