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선두 포항을 잡고 성남전 대패의 아픔을 깨끗이 털어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홈경기서 이석현의 2골에 힘입어 황진성이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포항 스틸러스를 2-1로 물리쳤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승점 26점을 기록하며 2위로 뛰어 올랐다. 선두 포항(승점 29)과 격차도 3점으로 좁혔다. 울산(승점 24) 제주 수원(이상 승점 23)이 아직 경기를 치르지 않아 2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지만 성남전 완패 뒤 선두 포항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값진 승점 3점이었다.

두 팀 모두 퇴로가 없는 중대 일전이었다. 인천은 지난 26일 후반기 첫 경기였던 성남전서 1-4 완패를 당했다. 포항도 27일간의 기나긴 휴식기 끝 기지개를 켜는 날이었다. 선두 포항이 이날 4위 인천을 잡는다면 독주 체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K리그 최고의 패스 축구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고 있는 두 팀의 대결답게 시종일관 수준 높고 흥미진진한 경기가 이어졌다. 관중들의 탄성과 환호성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선발 라인업에 본의 아니게 변화가 생겼다. 홈팀 인천은 베테랑 공격수 설기현과 이천수가 사후징계와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붙박이 중앙 수비수 이윤표도 경고 누적으로 빠졌다.
포항도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공격수 고무열과 중앙 미드필더이자 주장 황지수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두 팀은 전반 초반부터 중원에서 치열한 탐색전을 펼쳤다.
원정팀 포항이 기선을 제압했다. 우려했던 인천의 수비 불안이 현실로 이어졌다. 전반 18분 김태윤이 걷어낸 볼을 박성호가 중간에서 뺏어냈고, 지체없이 문전으로 연결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황진성은 논스톱 왼발 감아차기로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7분 박태민이 왼쪽 측면을 허문 뒤 페널티 박스 안의 뒤쪽에 있던 디오고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디오고는 반대편을 향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석현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포항도 전반 32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박성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환상적인 뒤꿈치 패스를 연결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냈지만 김승대의 발을 떠난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장군과 멍군이 오갔다. 인천은 7분 뒤 코너킥 찬스에서 이석현의 크로스를 김태윤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벽에 막혔다. 포항도 전반 41분 황진성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김원일이 머리에 맞혔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후반 들어서도 치열한 공방은 계속 됐다. 후반 4분 인천이 먼저 이석현의 프리킥으로 포문을 열자 포항도 1분 뒤 이명주의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인천의 골문을 노렸다.
후반 13분 인천의 역전골이 터져나왔다. 아크 서클 근처에서 공을 잡은 이석현은 벼럭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항의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신화용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볼줄기가 워낙 빨라 막을 도리가 없었다.

포항은 동점골을, 인천은 쐐기골을 줄기차게 노렸다. 후반 22분 포항 박성호의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벗어났고, 인천 한교원의 헤딩 슈팅도 골문을 비껴갔다.
숨가쁜 경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인천은 포항의 공세를 효율적으로 막아냈고, 결국 포항이라는 큰 산을 넘어서며 귀중한 승리를 확정지었다.
▲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2 (1-1 1-0) 1 포항 스틸러스
△ 득점=전 27 후 13 이석현(인천) 전 18 황진성(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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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