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라고 해서 즉석 여름 여행이 새로울 것은 없었다. 즉흥적으로 게임을 하고 음식을 먹는 방송(먹방)에 집중했으며 갯벌에서 뒹구는 몸개그를 펼치는 등 기존 예능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는 여행과 큰 차이는 없었다. 그래도 더운 여름날 땀을 흘려가며 시민들과 만나고, 몸을 던져가며 갯벌에서 물 만난 고기마냥 뛰어노는 여행은 짠하면서도 웃겼다.
‘무한도전’은 29일 방송에서 여름 바캉스 특집으로 박명수의 고향인 군산으로 즉흥 여행을 떠나는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앞서 첫 번째 방송이 군산으로 여행지를 정하고 휴게소에서 음식을 먹기까지의 과정을 재기발랄하게 담았다면 두 번째 방송은 박명수의 모교를 찾아가고 호떡과 중국 요리 등을 먹는 여행의 참맛을 즐기는 모습이 펼쳐졌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들이 숱하게 보여줬던 여행과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얼굴이 잔뜩 부은 노홍철과 음식만 보면 이성을 잃는 정준하, 처참한 성적표가 담긴 생활기록부가 공개되자 짐짓 당황하는 박명수의 행동 자체가 웃음이 터졌다. 스스로 ‘군산의 아들’이라고 자랑하는 박명수의 시민이 없어 민망하기 그지 없는 카퍼레이드와 정준하와 노홍철 중 얼굴크기 순위를 매겨달라는 말에 한 시민이 “말하기 어렵다”고 재치를 발휘하는 장면도 ‘무한도전’은 놓치지 않았다.

시민들과 호흡하고 즉석 게임을 통해 내기를 하는 모습으로 소소한 재미를 만든 후 이들의 진짜 웃음 사냥 여행은 시작됐다. 바로 선유도로 떠나 갯벌로 향한 것. 이유는 간단했다. 갯벌에서 몸을 뒹굴며 몸개그를 선사하겠다는 의도였다. 갯벌이라는 예능프로그램이 놓칠 수 없는 개그 무대를 만난 ‘무한도전’은 몸을 거침 없이 던졌다. 낙지와 모시조개를 캐겠다는 갯벌 체험 아래 시작됐지만 하하의 발이 빠지면서 갯벌 참사는 시작됐다.
유재석, 하하, 노홍철이 몸이 엉킨 채 서로의 몸을 갯벌에 밀어넣었다. 정준하가 혼자 걷다가 철퍼덕 넘어졌고 유재석은 “자 이제 세단 멀리뛰기를 해서 잡은 조개를 몰아주기를 하자”고 몸개그의 향연을 알렸다. 이제 얼마나 웃기게 넘어지느냐가 관건이었다. 멤버들은 인정사정없이 웃기겠다고 몸개그를 펼쳤다. 조개를 캐는 것이 아니라 웃음을 캐는 일이 급선무였다.
대놓고 넘어지는 일을 멈춘 이들은 이번엔 갯벌에서 구르고 뒹굴었다. 또한 갯벌탄을 만들어 상대방에 얼굴에 던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몸개그 전쟁이 벌어진 셈이다. 급기야 노출 전쟁으로 이어졌다. 멤버들은 허벅지와 심지어 속옷까지 공개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마지막에는 갯벌에서 레슬링까지 펼쳐졌다. 그 과정에서 노홍철과 정준하는 엉덩이가 노출되는 아찔한 사고도 벌어졌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배가 찢어지도록 웃었다.
이날 '무한도전'은 "즐거운 바캉스였다"는 소감을 남기고 군산 여행을 마무리지었다. 즉흥적이고 계획이 없는 여행이었지만 작정하고 웃긴 몸개그 향연은 안방극장에 웃음 폭탄을 선물했다. 그리고 몸을 사리지 않는 멤버들의 웃음 투혼은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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