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렇게 안 풀릴 수가 있을까.
KIA는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윤석민이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으나 불펜 싸움에서 삼성에 밀리며 2-4로 패했다. 시즌 최다 9연승 이후 무승부 1경기 포함 3연패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터닝 포인트는 2-2 동점으로 맞선 7회초였다. 2사 1루에서 김주찬이 중견수 방향으로 낮은 궤적을 그리는 라이너 타구를 날렸고, 삼성 중견수 배영섭이 달려오며 글러브 밑으로 공을 가까스로 건져 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순간 어느 심판도 판정을 콜하지 않았고, 뒤늦게 1루심 박종철 심판원이 원바운드로 판정했다.

그 사이 KIA 1루 주자 신종길이 2루에서 3루를 지나 홈으로 내달렸다. 아웃으로 판단하고 덕아웃으로 향하던 배영섭이 뒤늦게 홈으로 송구했지만 이미 늦었다. 1루측 KIA팬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환호는 오래 가지 못했다. 3루측 덕아웃에서 삼성 류중일 감독과 김성래 수석코치가 뛰어나와 항의했고, 4심이 모인 끝에 판정을 번복했다. 원바운드가 아니라 노바운드로 인정했고, KIA의 득점은 무효 처리됐다. 야구규칙상 캐치와 노캐치는 판정 번복이 가능한 플레이다.
그러자 KIA 덕아웃에서 선동렬 감독과 이순철 수석코치가 나와 격렬하게 항의했다. 심판진의 미숙한 경기 운영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키며 강경한 자세를 내비쳤다. 전날(28일) 삼성전에서 9회말 삼성 1루 주자 정형식의 2루 도루 과정에서 아쉬운 판정이 있었기에 선 감독의 분노는 컸다.
그라운드에는 선수가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선수가 한 명이라도 없으면 감독이 퇴장당해야 하지만 심판진은 공수교대 상황으로 선 감독의 경기 지연을 인정했다. 오후 7시33분 중단된 경기는 7시51분이 되어서야 재개됐다. KIA 선수들은 몰수패라도 막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지만 이미 흐름을 빼앗기며 맥이 빠진 상황이었다. 심판진의 운영의 묘가 아쉬웠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 KIA는 7회말 거짓말처럼 무너졌다. 두 번째 투수 송은범이 첫 타자 배영섭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은 뒤 박한이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최형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결승점을 내줬다. 송은범은 8회말 채태인에게 쐐기 솔로 홈런까지 맞으며 무너졌다. KIA는 판정 번복 이후 팀 전체 의욕이 크게 꺾였고, 최근 4경기 1무 포함 3연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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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