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중고신인의 발견 빛났다[상반기 결산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6.30 09: 54

올 상반기 안방극장에서는 중고신인의 활약이 빛났다. 데뷔 후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배우 최원영과 심이영, 최진혁, 그리고 오창석이 단 한편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애칭까지 얻었다. 특히 최원영과 심이영, 최진혁은 분량이 많지 않은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꼭 맞는 캐릭터를 연기,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기를 모았다.
# 최진혁, '다크 월령'으로 안방극장 매료시키다
최진혁은 지난 25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가 발견한 가장 눈에 띄는 보석이다. '구가의 서'에서 신수 구월령으로 열연한 최진혁은 방송 초반 단 2회 출연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인간 윤서화(이연희 분)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 구월령의 이야기는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중반부터 다시 등장한 구월령은 순수하고 지고지순했던 모습과는 다른 나쁜 남자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어두운 기운을 몰고 다니는 구월령 특유의 카리스마와 섹시함으로 '다크 월령'이라는 애칭까지 생겼을 정도다.

최진혁은 지난 2006년 KBS 2TV '서바이벌 스타오디션'에 출연해 대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입문했고, 드라마 '일단뛰어'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파스타', '괜찮아, 아빠딸', '내 딸 꽃님이', '로맨스가 필요해' 등에 출연하며 부드러운 이미지를 쌓아왔고, '구가의 서'를 통해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최진혁은 구월령의 인기에 힘입어 히트 작가 김은숙의 신작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의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라 또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최원영, 귀여운 마마보이..'찌질남'의 재발견
지난 23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을 막장드라마라고 비난하면서도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최원영 때문이다. 최원영이 연기한 김철규는 전 부인인 민채원(유진 분)에게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엄마(박원숙 분)를 챙기는 마마보이. 김철규는 민채원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집착에 가깝게 표현하며 괴롭혔지만 다른 드라마의 악역처럼 시청자들의 비난을 사지 않았다. 그는 분명 남녀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인물이지만 최원영은 김철규의 악랄한 면을 보여주기 보다는 지질한 모습을 드러내며 결코 멋질 수 없는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했다.
지난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한 최원영은 이후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탁월한 연기력과는 별개로 주목받진 못했다. 하지만 '백년의 유산'에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차기작으로 김은숙 작가의 '상속자들'을 확정지었다.
# 심이영, 미워할 수 없는 4차원 며느리 마홍주
'백년의 유산'에서 김철규와 재혼한 마홍주 역을 맡은 심이영은 적은 분량에도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홍주는 솔직하고 당돌한 로열패밀리의 며느리로, 민채원을 괴롭히다가 내쫓은 방영자(박원숙 분)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마홍주는 4차원적이고 막무가내 성격을 가졌지만 남편 김철규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그것을 쿨하게 표현할 줄 아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는 평을 받았다.  '백년의 유산' 38회에서 김철규의 간곡한 요구로 이혼에 동의하며 드라마에서 퇴장했던 마홍주는 49회에 재등장,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드라마 종영까지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연기했다.
심이영은 지난 2002년 영화 '실제상황'으로 연기를 시작한 데뷔 13년차 배우. 그동안 영화 '파주', '두 여자', '봄, 눈'과 다수의 단막극에 출연했지만 심이영을 신인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백년의 유산'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심이영은 인기를 이어 SBS 새 주말드라마 '결혼의 여신'에 캐스팅, 마홍주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오창석, 임성한 날개 달고 화려한 비상
오창석은 임성한 작가의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를 통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 혹은 중고 신은을 캐스팅해 드라마를 이끌어갔던 임성한 작가는 '오로라 공주'에서도 중고 신인 오창석과 전소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특히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질 게 없는 매력남, 얼굴 없는 베스트셀러 작가 황마마를 연기하는 오창석은 매회 하나하나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창석은 지난 2008년 KBS 2TV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TV소설 사랑아 사랑아',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에 주조연으로 출연했지만 대중에게 오창석의 이름을 각인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인기 행진 중인 '오로라 공주' 출연 후 오창석이라는 배우의 입지는 확실히 한 단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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