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에는 이른바 '에이스' 투수들이 많다. 배영수는 영원한 에이스, 장원삼은 좌완 에이스, 차우찬은 차세대 에이스로 불렸다. 그 중에서도 '실질적인' 에이스로는 이 선수가 꼽힌다. 바로 우완 투수 윤성환(32)이다.
윤성환이 1위 삼성의 진짜 에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윤성환은 지난 29일 대구 KIA전에서 7이닝 8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삼성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윤성환 개인적으로는 6월 첫 승으로 시즌 6승(2패)째를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3.01)에서 2점대(2.98)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윤성환은 올해 삼성 팀 내 가장 많은 84⅔이닝을 소화하며 퀄리티 스타트도 8경기로 장원삼과 함께 최다다. 선발투수 중에서는 유일한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무엇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2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고, 피안타율도 2할4푼6리로 규정이닝 투수 중 7위이며 삼성 선발 중에서는 가장 낮다.

윤성환은 아주 강력한 힘으로 누르는 타입은 아니다. 29일 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였다. 대부분 130km대 후반을 형성했다. 하지만 볼에 최대한 많은 회전을 주며 볼끝에 힘을 싣는다. 스피드건에 찍히는 속도 이상의 묵직함이 있다. 여기에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각도 큰 커브를 원하는 곳에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윤성환의 제구는 그의 9이닝당 볼넷 기록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올해 84⅔이닝 동안 볼넷이 16개로 9이닝으로 환산하면 단 1.70개에 불과하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30명 중에서는 당연히 최소 기록이고, 구원투수로 범위를 넓혀도 윤성환보다 9이닝당 볼넷이 적은 투수는 류택현(LG·0.60개) 오승환(삼성·1.14개) 유동훈(KIA·1.69) 등 3명밖에 되지가 않는다.
이처럼 윤성환은 쉽게 무너질 만한 요소가 없는 투수다. 올해 선발로 나온 13경기에서 5회 이전 조기강판 된 게 시즌 첫 경기 뿐이다. 13경기 중 7경기가 7이닝 이상 피칭으로 이닝이터 면모까지 갖췄다. 안정감과 꾸준함에서 리그 최고 수준이다. 기복없는 윤성환이 있어 삼성의 선발진 누수도 없다.
하지만 윤성환은 만족을 모른다. 그는 29일 경기 후 "제구는 잘 됐는데 밸런스에서 만족스럽지 못했다. 공의 회전도 조금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평균자책점을 낮추는데 주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성환의 평균자책점 2.98은 리그 전체 5위 기록으로 그보다 낮은 토종 투수는 양현종(KIA·2.30) 뿐이다. 윤성환의 풀타임 선발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2.84. 올해는 그보다 더 낮은 평균자책점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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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