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감독 한탄, "심판 판정, 복이 없는가 보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6.30 06: 12

"복이 없는가 보다". 
KIA 선동렬(50) 감독은 지난 2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한탄조로 한마디했다. 전날(28일) 대구 삼성전에서 나온 석연치 않은 판정 탓이었다. 5-4로 리드한 9회말 2사 1루. 삼성 김상수 타석에 정형식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KIA 포수 김상훈이 재빨리 송구했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으나 2루심 이기중 심판원은 김선빈의 태그가 정형식의 베이스터치보다 늦었다고 판단해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KIA는 결국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한 채 배영섭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은 뒤 정병곤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여기저기서 판정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동렬 감독도 "내가 복이 없는가 보다. 판정 운마저 따라주지 않는다"며 아쉬운 패배에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선 감독은 "스트라이크-볼 판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웃-세이프 판정은 상황에 따라 4심이 합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경기를 지면 데미지가 엄청 크다. 심판·선수·팬 사이에 불신이 커질 수도 있다"며 "심판도 인간이다 보니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 나오면 당하는 쪽은 미쳐 버리는 것"이라는 말로 심경을 표현했다. 
그런데 29일 경기도 결과적으로 KIA는 판정 때문에 손해를 봤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초 2사 1루에서 김주찬의 타구가 직선 형태로 낮게 날아갔고, 삼성 중견수 배영섭이 앞으로 달려나오며 글러브 밑부분으로 공을 챘다. 그는 공을 잡았다는 표시로 글러브를 치켜세웠다. 스리아웃으로 공수교대를 생각하며 덕아웃으로 천천히 뛰어갔다. 
그러나 그 순간 심판의 콜이 없었다. 뒤늦게 1루심 박종철 심판원이 노바운드가 아닌 원바운드로 아웃 대신 안타를 콜하자 이 틈을 놓치지 않고 1루 주자 신종길을 2루에서 3루를 지나 홈 쇄도했다. 배영섭이 뒤늦게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신종길이 먼저 홈에 도달했다. 1루 관중석 KIA 팬들은 KIA의 리드 점수에 환호했다. 
하지만 리플레이상으로 김주찬의 타구는 노바운드 캐치로 아웃이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곧바로 항의했고, 4심 합의 아래 판정이 번복됐다. 그러자 선동렬 감독의 꾹꾹 눌러온 분노가 폭발했고, 선수단의 철수 사태로 이어졌다. 선동렬 감독은 16분간 선수들을 그라운드에 내보내지 않은 채 강력한 어필로 메시지를 전했다. 전날 경기에서는 애써 이해하려 했지만 이번만은 그냥 참고 넘어갈 수 없었다. KIA 관계자도 "그렇게 화가 난 감독님의 모습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였다. 
규칙상으로 캐치-노캐치 플레이는 판정 번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전날 경기 심판 판정에 마음이 상한 상황에서 또 한 번 심판의 미숙한 경기 운영이 나오며 흐름이 끊기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결국 KIA는 선수단 철수 이후 이어진 7회말 수비에서 결승점을 허용하며 2-4로 재역전패했다. 만약 심판진이 애초부터 깔끔하게 아웃 판정을 내렸다면 상황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몰랐다. 부상자 속출에 답답한 KIA에 운까지 따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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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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