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불펜과 수비가 류현진(26)의 7승을 또 다시 날렸다. 류현진은 결국 6월 5경기에서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올 시즌 벌써 3번이나 불펜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7피안타(2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가 3-2로 리드하고 있는 가운데 류현진은 7회말 타석에서 대타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로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2.85에서 2.83으로 조금 더 낮춘 류현진은 시즌 7승이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그러나 다저스 불펜이었다. 1점차에서 안심이란 결코 없었다. 다저스는 8회초 좌타자 도모닉 브라운 타석에서 좌완 투수 파코 로드리게스를 먼저 올렸다. 로드리게스는 브라운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원포인트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이어 등장한 투수는 불안한 투구로 악명 높은 벨리사리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벨리사리오는 델몬 영에게 초구에 중전 안타를 맞았고, 랜스 닉스에게도 초구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1사 1·3루에 몰렸다. 벤 리비어를 고의4구로 보낸 벨리사리오는 만루 작전으로 병살타를 노렸다.
의도대로 카를로스 루이스를 3루 앞 땅볼로 유도하며 병살타를 이끌어내는가 싶었다. 다저스 3루수 후안 우리베가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를 포스 아웃시킨 뒤 포수 A.J 엘리스가 1루로 송구했으나 루이스의 발이 베이스를 먼저 지났다. 2사에 만루 위기가 계속됐고, 필라델피아는 좌타 거포 라이언 하워드를 대타 카드로 썼다.
그러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좌완 J.P 하웰을 긴급 투입했다. 이에 찰리 매뉴얼 필라델피아 감독은 우타자 케빈 프랜슨을 다시 대타로 내며 맞불을 놓았다. 프랜슨이 하웰의 패스트볼을 잘 받아쳤으나 다저스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가 잘 캐치하며 2루 송구로 포스 아웃, 만루 위기에서 실점없이 극복하는데 성공했다. 아찔한 순간을 잘 이겨낸 듯했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9회초 올라온 마무리 켄리 잰슨이 마이클 영에게 우측 안타를 맞았고, 이 과정에서 다저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공을 뒤로 빠뜨리며 무사 2루 위기가 이어졌다. 원히트 원에러. 체이스 어틀리의 2루 땅볼로 계속된 1사 3루에서 지미 롤린스가 중견수 뜬공을 쳤다. 중견수 맷 켐프가 공을 잡자마자 홈으로 던지며 3루 주자 영을 묶어두는 듯했다.
그러나 켐프의 송구가 홈에서 오른쪽으로 빗나갔고, 포수 A.J 엘리스가 블로킹을 시도했으나 1루 쪽으로 튀었다. 그 사이 홈이 비었다. 투수 잰슨이 홈 대신 엘리스를 백업한 것이다. 결국 3루 주자 영이 홈을 밟으며 3-3 동점, 류현진의 7승이 또 날아갔다. 푸이그에 이어 켐프까지 9회에만 실책 2개가 겹치며 승리가 날아갔다. 불안한 불펜과 허술한 수비가 합작한 불쇼에 류현진만 울었다. 류현진이 승리 요건을 채운 뒤 불펜에서 승리를 날린 게 벌써 3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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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