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LA 다저스)의 재능 가운데 가장 뛰어난 건 구속도, 공의 움직임도 아닌 정신력이라는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가 아니었다. 류현진이 날아간 승리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을 감싸며 미소 지었다.
류현진은 3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 7이닝 7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시즌 13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투구수는 108개(스트라이크 66개, 볼42개)를, 최고 구속은 94마일(약 151km)까지 찍었다. 또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2.83으로 더 끌어 내렸다.
류현진은 승리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시즌 7승 달성이 유력했으나 9회 동료들의 실책 2개가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 허무하게 승리를 날렸다. 결국 6월 5경기에서 연속호투를 펼치고도 전혀 승리를 거두지 못한 류현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경기 후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며 태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번 달 매 경기에서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 한것에 만족한다. 승리는 언제든 연승이 나올 수 있으니 괜찮다"고 웃어 보였다.
9회 다저스는 외야에서 두 개의 실책이 나와 동점을 허용했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가 공을 더듬어 주자를 2루까지 보냈고, 1사 3루에서 중견수 켐프는 홈 악송구로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켐프가 일부러 그렇게 던진 것도 아니지 않나. 신경 안 쓴다"고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또한 류현진은 "선발투수의 승리가 날아가면 모든 선수들이 와서 위로 해준다. 불펜투수, 야수들이 다 와서 말한다"며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끝으로 류현진은 "7월에도 승리 보다는 이닝을 최대한 많이 소화하는데 주력하겠다.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