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넣고 나서 얼떨떨하네요!”
‘거인’ 김신욱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울산 현대는 3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에서 FC 서울에 2-0으로 완승을 거뒀다. 울산은 승점 27점으로 단순에 2위로 점프했다.
울산의 장신스트라이커 김신욱이 돋보였다. 마스다의 크로스를 받은 김신욱은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골키퍼까지 제쳐가며 경기시작 후 48초 만에 감각적인 선제골을 터트렸다. 침착함과 기술이 겸비된 멋진 골이었다. 또 올 시즌 최단시간 골이기도 했다. 시즌 9호골을 신고한 김신욱은 득점선두 페드로(10골)을 한 골 차로 압박했다.

김신욱은 전반 37분 마스다가 올린 공을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했다.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왔다. 한 골이나 다름 없는 플레이였다. 워낙 헤딩이 좋다보니 김신욱을 막기 위해 수비수 2~3명이 항시 경합을 벌였다. 이는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열어줬다.
경기 후 김신욱은 선제골에 대해 “당연히 내 축구인생 최단시간 골이다. 넣고 나서 얼떨떨했다”며 웃었다. 시즌 9호골로 페드로(10골)를 바짝 추격한 것에 대해선 “페드로, 데얀, 이동국이 K리그 최고공격수다. 울산에서 선수들이 도와준다면 그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득점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월드컵 최종예선 3연전에서 김신욱은 핵심역할을 맡았다. 특히 주전으로 나섰던 우즈베키스탄전과 이란전에서 골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김신욱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대표팀은 김신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뻥축구’를 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왜 차이가 나는 것일까.
울산은 김신욱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안다. 김승용과 한상운은 측면을 돌파해 좌우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준다. 마스다가 후방에서 찔러주는 패스도 정확하게 김신욱의 머리에 전달됐다. 하피냐등 다른 공격수들도 무조건 김신욱에게 기대지 않고 활발하게 빈 공간을 찾아다녔다.
이제 김신욱은 홍명보 신임감독 아래 다시 경쟁을 해야 한다. 김신욱은 “대표팀서 허정무, 조광래, 최강희 3명의 감독님과 해봤다. 시간이 갈수록 느끼는 것은 나란 존재보다 대표팀에 녹아드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난 특출하지 않은 선수”라며 자세를 낮췄다.
이어 “대표팀 선발문제는 감독님 권한이다. 어떻게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지 생각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 이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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