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의 소재 고갈로 인해 멤버들의 고군분투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방송된 ‘1박2일’에서는 피서 명당 투어 특집이 준비됐다. 멤버들(유해진, 엄태웅, 차태현, 이수근, 성시경, 김종민, 주원)은 얼음이 어는 피서의 명당을 찾아가며 여행을 시작, 매 포인트마다 깨알 웃음을 위한 각오를 다진 듯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성시경 차태현 유해진은 시원한 팀, 엄태웅 주원 김종민 이수근은 더운 팀으로 나뉘어졌다. 시원한 팀은 모시옷과 함께 냉방이 되는 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됐으며 더운 팀은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 털부츠와 털 귀마개를 하고 냉방이 되지 않는 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게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유해진은 남들보다 돌출된 앞니를 이용해 얼음을 갉아 그 안에 들어있는 용돈을 꺼내는 등 맏형의 솔선수범을 보였고 얼음이 어는 여행지의 힌트를 얻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는 열성적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털모자를 쓴 멤버들은 불만 없이 게임을 이어나갔다. 속옷이 늘어날 정도로 과열된 씨름 후 이어진 시원한 팥빙수를 먹기 위한 멤버들의 진지한 활쏘기, 또 높은 그네 위에서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두려움을 무릅쓴 멤버들의 몸개그는 웃음을 유발했지만 이들의 게임은 이미 여타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모두 봐 왔던 그림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네타기를 할 때 멤버들은 제작진이 몸개그를 위해 차려놓은 밥상 위에서 자리에 모인 관객의 성원에 보답하듯 차례로 물에 빠지며 웃음을 선사했지만 이 그림은 MBC ‘무한도전’의 레전드 특집으로 회자되는 춘향전 특집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를 것 없이 다가왔다. 또한 얼음을 녹이는 모습도 차태현이 게스트로 출연했던 ‘무한도전’의 알래스카 특집의 바나나 쟁탈전과 오버랩돼 눈길을 끌었다.
야외에서 하는 게임의 종류가 무궁무진할 수 없다. 하지만 매회 전국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며 게임이 양념처럼 잔재미를 선사하는 ‘1박2일’에서 웃음을 보다 손쉽게 전달할 수 있는 장치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재미가 보장된 게임의 반복은 그 게임을 하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몸을 던진 멤버들의 노력을 가려지게 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jykw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