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 “스토커 같다는 반응에 상처받긴 했지만..”[인터뷰]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7.01 07: 11

드라마 촬영에 뮤지컬까지 매일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했음에도 유준상의 얼굴에는 활기와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했고 훈훈한 미소는 상대방을 참으로 기분 좋게 했다.
유준상은 지난 23일 종영한 SBS 주말특별기획 ‘출생의 비밀’에서 가진 것 없고 약간은 무식하지만 순수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홍경두 역을 맡아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색깔의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준상이 소화한 이번 역할은 그가 그간 해보지 않았던 캐리터라 유준상 본인 스스로에게도 도전이었고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모습이었다.
“대본을 5부까지 보고 출연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가 정말 좋았어요. 남자 주인공이 여자에게 친절하지 않고 막 대하고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이런 캐릭터는 지금까지 한 번도 못 봤던 인물이었죠. 그래서 ‘이런 캐릭터를 누가 하랴’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이 남자가 어떤 과장 속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보고 싶어서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시청자들이 스토커라고 하고 욕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경두가 좋은 인물로 바뀌어 버리면 얘기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니까 대본대로 했어요.”

경두는 갑자기 이현(성유리 분)이 자신과 딸 해듬(갈소원 분)만 남겨놓고 사라지자 충격에 빠지지만 딸을 위해 마음을 추스르고 살다가 이현을 발견하고 가족이 모두 함께 살기 위해 이현을 설득했다. 경두는 이현의 존재를 알고 계속 쫓아다니고 갑자기 찾아가고 시청자들은 이런 장면들을 보고 ‘스토커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두 캐릭터에 대해 스토커라고 한 건 어쩔 수가 없었어요. 순간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금방 극복했어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은 있었죠. 제작진은 경두 캐릭터에 대해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대본에서 봤던 캐릭터의 느낌을 항상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또한 드라마가 시청률이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경쟁작 MBC ‘백년의 유산’이 자극적인 소재들로 이미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어 뒤늦게 출발한 ‘출생의 비밀’이 시청률을 올리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고 유준상은 이 같은 상황이 속상하기만 했다.
“쪽박까지는 아니었어요.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방법이 있는데 시청률이 낮게 나왔다고 해서 망한 드라마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작품의 질을 보고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죠. 드라마가 막장 없이 정말 모두 행복하게 끝났어요. 드라마를 이런 방향으로 평가해주면 어떨까요.”
분명 ‘출생의 비밀’은 요즘 드라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불륜, 이혼, 출생의 비밀 등 막장 없이 담백하고 잘 짜인 스토리로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방영되는 내내 당초 기획의도인 휴먼멜로의 약속을 충실히 지키며 막장요소를 완전히 배제했고 ‘웰메이드 드라마’, ‘착한 드라마’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출생의 비밀’은 시대를 앞선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몇 년 후에는 시청자들이 호응을 얻을 만한 드라마에요. 정말 영화 같은 드라마죠. 사실 드라마에서는 생략을 잘 하지 않는데 여러 가지들을 생략해 버리고 전개되는 구조였어요. 그런 면에서 나중에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유준상은 늘 그래왔듯이 말 그대로 ‘최선’을 다했다. 누가 봐도 유준상은 홍경두 캐릭터에 완전히 빙의돼 연기를 펼쳤고 그 덕에 시청자들은 극에 최대한 몰입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뮤지컬 ‘그날들’ 공연까지 소화해야 하는 스케줄에 제대로 잠도 못자며 무대와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였지만 유준상은 ‘내추럴 본 배우’였다. 연기로 힘들었지만 무대 위에서, 촬영장에서 힐링 받았다.
“밤샘 촬영을 안해봤는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드라마 촬영이 새벽 5시에 끝나서 집에 가면 조금 쉬었다가 공연하러 갔어요. 뮤지컬에서는 김광석 씨 음악으로 힐링을 받고 촬영장에서는 힐링녀 유리와 소원이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준상은 자신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고 힐링해준 성유리와 갈소원을 향해 고마움과 극찬을 쏟아냈다.
“소원이는 진짜 딸 같았고 사랑스러워요. 아이인데 우리가 배워야 될 정도의 프로정신이 있어요. 새벽에 졸린 데도 안 졸린 척 하고 있다가 카메라가 돌아가면 무섭도록 연기하고 끝나면 쓰러져서 잤죠. 유리는 성실하고 기본적으로 배우가 갖춰야 할 덕목은 다 갖춘 상태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스태프들이 ‘헉’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많은 대사를 NG 한 번 안내고 연기하고 어느 순간 연기폭이 넓어져서 같이 연기하는데 기분 좋더라고요.”
유준상은 무대 위와 촬영장에서 힐링을 받기도 하지만 팬들에게 가장 큰 에너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유준상은 팬들에게도 자신만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러한 그의 힘이 유준상이 여전히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은 분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게 기뻐요. 공연이 끝나도 정말 많은 분들이 안가고 기다려요. 정말 고맙죠.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고 그런 건 변함없이 하려고 해요.”
kangsj@osen.co.kr
나무엑터스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