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람 부는 LG, 여름 징크스도 날려버릴 것인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01 06: 46

그야말로 찬란했던 6월이었다.
LG는 6월 한 달 동안 16승 5패 승률 7할6푼2리로 리그 최고 성적을 올렸다. 완벽에 가까운 투타 밸런스로 우승 후보로도 손색이 없는 경기력을 뽐냈다. 연패는 전무했고 8번의 3연전 중 7번을 위닝시리즈로 장식, 5월말부터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그러면서 2011년 6월 11일 이후 750일 만에 5할 승률 +10(38승 28패)을 기록 중이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3위 LG는 6위 두산과 4경기차, 2위 넥센 4위 롯데 5위 KIA까지 3경기 차 이내로 붙어있는 대혼전의 한 가운데에 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끔찍하게 고전했던 7월과 8월 성적을 돌아본다면 진짜 고비는 지금부터다.

LG는 2007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5시즌 동안 7월과 8월 94승 132패 8무 승률 4할1푼6리를 기록했다. 페넌트레이스의 성패가 갈리는 시기를 넘기지 못해 일찍이 시즌을 접곤 했었다. 악몽 같았던 2011시즌의 추락도 여름 고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찾아왔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여름징크스가 반복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일단 LG는 7월 중 16일과 17일 사직 롯데전 단 한 차례만 원정 시리즈에 나선다. 대부분이 수도권 경기고 그 중 잠실구장 시리즈만 4번이다. 8월도 잠실 경기가 원정 경기보다 많다. 2007시즌을 제외하면 20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단 한 차례도 홈에서 5할 승률 이상을 올린 적이 없지만, 올 시즌은 홈경기 성적 19승 14패를 기록 중이다.
부담으로 작용했던 잠실구장의 드넓은 외야라인이 수비 안정으로 인해 약점에서 강점이 된 결과다. 실제로 올 시즌 3루타만 봐도 LG가 친 3루타가 21개, 맞은 3루타가 11개다. 지난 시즌 3루타 18개, 피3루타 35개와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장마철 경기 취소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선발진과 불펜진이 모두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나, 평균 연령 30대 중반의 불펜 필승조는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무섭게 승을 쌓아가면서 필승조의 등판 횟수와 투구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체력 소모도 컸다.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이동현 류택현 정현욱은 3일 연투에 임하기도 했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지난 6월 27일 불펜 지원군으로 꼽히고 있는 유원상 최성훈 김선규 정찬헌 등의 1군 합류 예정 시점이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라 밝힌 바 있다. 결국 현 상황에서 LG의 최우선 과제는 불펜진의 현상유지로 우천취소는 잦을수록 좋다. 당장 이번 주 한화와 홈 3연전도 3일 모두 비 예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다.
불펜진만 제외하면 LG는 모든 자리서 두터운 선수층을 구축하고 있다. 야수진에 베테랑이 많지만 돌아가면서 지명타자 맡으며 체력소모를 최소화하는 중이다. 정의윤 김용의 문선재가 도약했고 오지환과 손주인은 리그 정상급 키스톤 콤비가 됐다. 지난 30일 벤자민 주키치가 부활투를 펼치면서 막강 선발진에 방점을 찍으려 한다. 일부 선수의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가 팀 운명을 좌우할 일은 없다.  
LG 선수들은 호성적에도 방심은 금물이라는 마음가짐이다. 주장 이병규는 “연속 위닝시리즈나 몇 번째 역전승 같은 기록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기록을 의식하기 보다는 그저 매일 최선을 다하고 즐기려고 한다”고 말한다. 투수조 조장 봉중근 또한 “4강 간다는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다. 그냥 매 경기 이기는 것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여름에도 LG의 승전보가 울려 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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