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최초 100이닝 돌파 류현진, '11억 보너스' 보인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01 06: 49

이닝이터 류현진(26,LA 다저스). 류현진의 이닝 소화능력은 이제 미국에서도 검증을 받았다. 류현진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7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불펜 방화로 시즌 7승은 날렸지만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 간 류현진이다.
특히 이날 경기로 류현진은 105이닝을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16경기만에 100이닝을 넘긴 것이다. 6승 3패 평균자책점 2.83이라는 성적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벌써 100이닝을 넘겼다는 점은 류현진에게 훈장과도 같다. 메이저리그 첫 해, 전반기동안 한 경기도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마운드를 지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제 류현진은 팀 내 이닝소화 2위(1위 커쇼, 121⅓이닝)로 올라섰다. 다승은 공동 1위, 평균자책점 역시 팀 2위(1위 커쇼, 2.08)가 되면서 류현진은 성적으로 2선발 자리를 꿰찼다. 1선발인 커쇼가 사이영 상 수상자임을 감안하면 다른 팀에서는 1선발로도 활약이 가능한 성적이다.

더불어 류현진은 신인 가운데 올 시즌 처음으로 100이닝을 넘긴 선수가 됐다. 신인왕 경쟁자인 셸비 밀러(세인트루이스)는 직전 경기에서 1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시즌 93⅔이닝,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고 있다. 신인 이닝 2위인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 역시 95⅓이닝을 던져 류현진보다 10이닝 가까이 뒤진다. 현재로서는 류현진이 전반기를 신인 최다이닝으로 마칠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의 100이닝 소화가 가지는 의미는 여러가지다. 일단 다저스 신인으로는 3년 만에 100이닝을 넘긴 선수가 됐다. 2010년 존 일라이(2승 4패 100이닝 ERA 5.49)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시즌 절반도 치르지 않고 100이닝을 채웠다. 참고로 다저스 소속으로 신인이 200이닝을 넘긴 건 1979년 릭 서클리프(17승 10패 242이닝 ERA 3.46)가 마지막이었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류현진은 올 시즌 13승 6패 223이닝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한다는 단순계산이 가능하다.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고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지만 류현진의 200이닝 돌파도 기대해 볼만하다. 팀 역사를 새로 쓰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200이닝을 넘기게 되면 류현진이 얻게 되는 실리도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의 계약에서 이닝소화에 따른 인센티브 계약을 맺었다. 170이닝 25만달러, 180이닝 25만달러, 190이닝 25만달러, 200이닝 25만달러를 받게 된다. 즉 200이닝을 넘기면 누적으로 100만달러(약 11억원)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옵트아웃 옵션 선언도 한층 가까워진다. 다저스와 6년 계약을 맺은 류현진이지만 5년동안 750이닝 이상 소화하면 다저스에서의 다섯 번째 시즌이 끝난 뒤 FA를 선언할 권리를 갖게 된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몇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다만 후반기에도 부상을 당하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본인의 말 대로 부상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 34년만의 다저스 200이닝 소화 신인 탄생도 꿈 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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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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