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와 공격사이’ SK, 중심잡기 고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02 06: 16

1점을 줘도 2점 이상을 내는 공격 야구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1점에 그치더라도 아예 점수를 주지 않는 야구를 추구할 것인가. 딱 알맞은 비유라고 할 수는 없지만 SK가 비슷한 고민에 놓여 있다. 중간에서 무게를 잡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올랐다.
SK는 2일 오른 무릎 미세 골절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좌타 중장거리포 한동민을 1군으로 불러올릴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1일 조성우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누군가는 한 명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 대상자를 놓고 고민이 있었다. 외야 자원의 제외 가능성도 있었으나 일단 이만수 SK 감독의 선택은 조성우의 2군행이었다.
한동민의 가세는 공격적인 측면에서 적잖은 플러스 요인이다. 한동민은 부상 전까지 40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4리, 6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한창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을 때 부상을 당해 SK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공백기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박정권 홀로 버티던 SK의 좌타 중심라인에 큰 원군이 돌아온 것은 분명하다. 중심타선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늘어났다.

다만 수비 라인업 정비가 문제다. SK는 좌로부터 박재상 김강민 조동화로 외야를 꾸릴 때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한동민도 수비를 제법 잘한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세 선수에 비해서는 아직 경험과 기동력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1루로 넣자니 최근 타격감이 절정인 박정권이 버티고 있고 한동민의 몫을 한정시키자니 쏠쏠한 공격력과 펀치력이 눈에 밟힌다. 지명타자 출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우타 자원들인 이재원 김상현의 쓰임새가 또 문제다.
예상보다 회복이 다소 더뎌 복귀가 늦어지고는 있지만 이명기의 1군 등록 때도 비슷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민과 마찬가지로 수비 도중 발목에 부상을 입어 1군에서 이탈한 이명기는 부상 전까지 26경기에서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다. 정근우와 짝을 이룰 2번 타자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다만 역시 수비에서 기존 선수들에 열세다. 한 관계자는 "이명기 김강민 한동민으로 외야가 형성될 경우 수비에서는 다소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만수 SK 감독도 고민이 있다. 일단 수비 때 부상을 당한 두 선수의 전력에 대해서는 “젊은 선수들이니 잘 이겨낼 것”이라며 기대를 걸었다. 다만 최근 수비력을 바탕으로 팀 전력이 안정을 찾고 있던 터라 이 감독도 마냥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공격력이 좋은 자원들을 벤치에 계속 앉혀놓기도 어렵다. 일단 점수가 나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딜레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한동민 이명기가 수비에서까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시즌 중에 수비가 급격하게 나아지기는 어려움이 있다. 아니면 박재상 조동화가 타격에서 두 선수만큼의 활약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명기의 컨택 능력과 한동민의 장타력은 불발탄 신세의 SK 타선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무게중심을 잘 잡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감독이 솔로몬의 지혜를 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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