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주무기 체인지업, MLB에서 통하고 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02 10: 40

체인지업은 타자가 속아주면 헛스윙이 되지만, 그냥 치지 않고 두면 볼이 되는 공이다. 좌완투수가 우타자를 잡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무기는 체인지업이지만 만약 실투로 이어지면 큰 것 한 방을 맞을 가능성이 높고, 타자들의 눈에 익으면 그만큼 방망이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렇지만 '체인지업 마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류현진은 현재 16경기에 등판, 105이닝을 소화하며 6승 3패 87탈삼진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페이스는 시즌 초반에 비해서 떨어졌지만 노련한 경기운영은 오히려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평균 구속 90마일(약 145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가 류현진이 지금까지 구사하는 구종이다.
과연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어떤 효과를 보고 있을까. 구종별 데이터를 제공하는 에 따르면 류현진은 전반기 투구수 1645개 가운데 체인지업을 344개 던져 전체의 20.9%를 차지했다. 변화구 중 류현진이 가장 많이 선택한 것도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237개(14.4%), 커브를 176개(10.7%) 던졌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철저하게 유인구로 썼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간 비율은 39.2%로 모든 구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그리고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던져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 낸 건 36.8%로 가장 높았다. 즉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유인구로서 효과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피안타율은 2할(시즌 피안타율 .245)로 나쁘지 않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삼진을 잡아내는 가장 큰 무기였던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에 와서는 범타 유도용으로 쓰이고 있다. 류현진이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잡은 삼진은 16개로 시즌 87탈삼진의 18.3%밖에 안 된다. 대신 메이저리그 1위를 기록 중인 병살 유도(15개) 가운데 4개를 체인지업으로 해냈다. 실제로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구 시 58.2%가 땅볼로 이어져 모든 구종 가운데 가장 많은 땅볼유도를 해냈다.
현재까지는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류현진이지만 실투를 조심해야 한다. 류현진의 시즌 9번의 피홈런 가운데 3번은 체인지업을 던지다 맞았다. 패스트볼(4개)과 비슷한 수치다.
류현진은 주로 우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원래 좌투수가 우타자를 상대하기에 가장 적합한 구종이 체인지업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좌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단 12개(3.4%)만 던졌고, 대부분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넣어 땅볼유도를 위한 목적으로 구사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좌타자를 상대로도 체인지업을 좀 더 자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등판 이후 류현진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308)이 높은 것에 "(좌타자를 상대로) 너무 단조롭게 던진 것 같다. 투구패턴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투구패턴이 바뀐다면 좌타자를 상대로는 거의 봉인 상태였던 체인지업이 키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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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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