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배영섭(27)은 "숫자를 잊고 산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일까. 1일 현재 타율 3할2푼2리(214타수 69안타) 1홈런 27타점 39득점 15도루로 맹타를 과시 중이지만 수치상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배영섭의 각오다.
"주변에서도 타율, 안타, 도루 등 수치상 성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신다. 기록을 의식하다보면 내 페이스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하다보면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공격의 물꼬를 트는 게 배영섭의 주임무. 안타를 때리지 못해도 상대 투수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 누상에 나가면 상대 배터리를 교란시키며 후속 타자들에게 찬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는 "누상에 나가 많이 뛰어야 하지만 중심 타선이 좋다보니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 괜히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되면 팀 분위기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렇다고 누상에서 가만히 서 있는 건 아니다. 틈이 보이면 주저없이 뛴다.
지난달 타율 3할5푼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던 그는 "타격감은 그저 그런 편"이라면서 "조금씩 더워지는 만큼 체력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영섭은 체력이 강한 편은 아니다. 식사를 거르지 않고 홍삼 등 보양식을 통해 기력을 보충한다.
그리고 배영섭은 코야마 진 트레이닝 코치가 마련해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체력을 키운다. 원정 경기 땐 푹 자는 게 최고의 보약. 배영섭은 "제 아무리 타격감이 좋아도 체력이 떨어지면 소용없다.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도록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배영섭은 2군 강등의 아픔을 겪었던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며 "굳이 그때 기억을 끄집어내는 건 아니지만 좋은 계기로 삼고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한다. 만족은 없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마지막으로 배영섭은 "아직 시즌 절반도 소화하지 않았다. 나는 지금도 시즌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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