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덕후·독설' 예능, 캐릭터 확실해야 뜬다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3.07.02 17: 25

최근 배우와 가수들의 예능프로그램 진출이 활발해지며 다양한 예능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 차가운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류수영은 다정함과 친근함으로, 개성파 배우 봉태규는 그의 개성을 더욱 살린 집요함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호주 출신 개그맨 샘 해밍턴은 구멍병사 타이틀을 달고 순식간에 대세로 떠올랐다. 캐릭터의 인기에 따라 시청률도 상승 중이다. 이제 배우, 개그맨, 가수라는 그들의 직업보다 예능 캐릭터가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봉태규는 2년 6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로 예능프로그램 MC 도전에 나섰다. 지난 5월 게스트로 녹화에 참여했다가 발군의 예능감을 발휘, MC 김구라의 추천을 받아 '화신'에 합류하게 됐다. 봉태규의 예능프로그램 합류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다. 김구라, 신동엽, 김희선 등 기센 MC들 사이에서 봉태규가 살아남을 수 있지 미지수였던 것. 하지만 첫 방송 후 봉태규에 대한 걱정은 호평으로 바뀌었다.
그는 '덕후'(오타쿠의 변형말로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뜻한다) 기질을 바탕으로 '봉기자'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MC로서 프로그램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가고 있다. 봉기자라는 별명은 봉태규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사전에 게스트에 대한 정보를 완벽하게 파악한 후 이를 진행에 이용해서 생긴 타이틀. 제작진에 따르면 봉태규는 녹화 전 스스로 게스트에 대한 정보를 모두 파악해 올만큼 성실하게 프로그램에 임하고 있다. 덕후 기질에 성실함이 더해진 '봉기자' 봉태규는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 잡으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구멍병사, 퍼펙트가이, 아기병사 등 다양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진짜 사나이'는 남자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기를 관찰 카메라로 담은 프로그램으로, 샘 해밍턴은 방송 초반 어떤 훈련에서든 허술한 모습을 보이며 실수를 연발해 구멍병사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관등성명을 대는 것부터 다나까 어투까지 모든 것이 낯선 샘 해밍턴은 계속해서 독사 조교에게 지적받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지 질문하며 군대 문화를 이해하려 애썼다. 그런 그의 인간적인 모습은 웃음을 넘어 감동까지 줬다.
'진짜 사나이'에 출연 중인 류수영 또한 퍼펙트가이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차가운 이미지를 만들어왔던 류수영은 '진짜 사나이'에서 다정함으로 무장했다. 특히 그는 녹화에 앞서 군화를 신고 등산을 다녀오는가 하면, 군사 용어를 줄줄 외우는 등 군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낸다.
최근 '진짜 사나이'에 합류한 남성그룹 제국의아이들 멤버 박형식은 멤버들 중 유일하게 군대 경험이 없어 대부분의 훈련에서 절절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헬기 레펠 훈련을 두려워하고, 총구 앞에서 겁먹은 표정을 짓는 등 아기병사 캐릭터에 맞는 귀여운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진짜 사나이'는 구멍병사, 퍼펙트가이, 아기병사 등 멤버들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자리 잡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6월 9일 방송부터 4주 동안 동시간대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제치고 시청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단골 소재로 쓰이는 독설 캐릭터 역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독설 캐릭터인 방송인 김구라는 '화신'을 비롯해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 등을 통해 변함없는 독설 입담을 뽐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한혜진과 '화신'의 김희선 역시 김구라 못지않은 돌직구로 캐릭터를 확실하게 다졌다. 한혜진은 '힐링캠프'에서 단아한 이미지와 달리 게스트가 꺼려할 질문도 서슴지 않고 던지며 MC로서 뛰어난 역량을 펼쳐왔다. '화신'의 안방마담 김희선도 김구라를 능가하는 직설화법을 구사해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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