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기와 강행의 경계선에 선 애매한 비였다. 선동렬 KIA 감독도 이를 바라보며 경기 속개 여부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문득 한 선수를 떠올렸다. 최근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한 양현종(25)이었다.
양현종은 지난 6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6⅔이닝 동안 3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문제는 부상을 안고 경기를 마쳤다는 것이다. 3-2로 앞선 7회 2사 후 김상수에게 솔로 홈런을 맞는 공을 던질 때 부상을 입었다. 너무 힘을 쏟아 던지다 오른쪽 옆구리 늑간 근육이 손상됐다. 가뜩이나 부상 악령에 시달렸던 KIA로서는 허탈한 결과였다.
팀 내에서 양현종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KIA로서는 큰 전력 누수다. 양현종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9승1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며 화려한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KIA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라고 해도 무방했다. KIA는 그런 양현종 없이 약 한 달 정도의 레이스를 치러야 한다. 선 감독은 2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병원에서도 확실히 몇 주라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2~3주 정도인데 몸 만드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한 달”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선 감독은 “홈런을 맞고 연습투구를 안 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었는데 연습투구 과정에서 탈이 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다시 하늘을 쳐다봤다. 당초 양현종은 6월 25일 광주 두산전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날 비로 경기가 연기됐고 양현종은 로테이션을 걸러 28일 삼성전에 등판한 것이다. 선 감독은 “만약 그때 비가 안 왔으면 양현종이 다치지 않을 수도 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이날 인천 지역에는 오후 3시경까지 많은 비가 내려 경기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여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3시 이후에는 빗줄기가 잦아든 상태다. 이날 KIA는 포수 차일목을 1군에 등록하고 이홍구를 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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