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KIA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02 21: 59

SK 천적의 면모 그대로였다. 여러 차례 힘겨운 모습을 보였던 불펜의 불안감까지 덜어내는 역투였다. 김진우(30, KIA)가 완벽투로 SK 타선을 꽁꽁 틀어막으며 팀 승리의 든든한 발판을 놨다.
김진우는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시즌 7승을 신고했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 세 번 등판해 3전 전승 평균자책점 2.89로 호투했었던 김진우는 SK에만 네 번째 승리를 거두며 천적 면모도 과시했다.
중반까지는 별다른 위기 한 번 없었을 정도의 깔끔한 피칭이었다. 최고 140㎞ 중·후반대의 빠른 직구와 130㎞ 초반의 커브·슬라이더가 환상의 조합을 선보이며 SK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빠르고 적극적인 승부도 인상적이었다. SK 타자들의 공격적인 성향을 잘 이용하며 투구수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무엇보다 8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는 것은 불안한 KIA 불펜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이날 경기 최대의 수확이었다.

초반 가장 큰 위기는 2회였다. 선두 박정권에게 투수 앞 내야안타를 허용한 김진우는 한동민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이재원의 희생번트 때 자신이 직접 3루를 선택하며 2루 주자 박정권을 잡아냈다. 말 그대로 간발의 차이였다. 순간의 뛰어난 선택이 위기를 잠재운 셈이 됐다. 이후 김진우는 김강민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하며 순항을 시작했다.
3회부터 6회까지는 거의 완벽한 투구였다. 4회 2사 후 박정권에게 안타를 허용한 것 외에는 단 한 번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5-0으로 앞선 7회 아쉽게 1실점했다. 7회 선두 타자 최정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박정권을 우익수 뜬공으로, 한동민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김진우는 이재원도 2루수 뒤로 뜨는 뜬공으로 유도했다. 그러나 뒷걸음친 2루수 안치홍이 이를 정확히 잡아내지 못하며 2사 1,3루가 됐고 김강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진우는 박진만을 범타로 처리하고 더 이상의 실점은 막았다. 8회 정근우의 기습번트 때 자신의 송구실책과 보크, 그리고 폭투로 1점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지만 김진우의 이날 피칭은 전반적으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이후 불펜 투수들이 다소 흔들렸으나 1사 만루에서 등판한 박지훈이 김상현을 병살로 처리하며 김진우의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김진우는 6월 4일 사직 롯데전 이후 5번의 등판에서 4차례의 승리를 따내며(1번은 무승부) 팀 승리 메신저로 떠올랐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고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양현종의 부상, 생각보다 승수 쌓기가 더딘 윤석민을 생각할 때 김진우의 최근 활약은 KIA에 매우 소중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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