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선봉장’ 김선빈, KIA 희망으로 우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03 10: 40

이용규의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KIA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빈자리가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임시로 팀 공격 선봉장 임무를 맡은 김선빈(24)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김선빈 스스로도 그 어느 때보다 남다른 책임감에 불타오르고 있다.
매년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는 KIA는 최근 또 하나의 대형 악재를 만났다. 바로 부동의 리드오프 이용규(28)의 부상이다. 이용규는 지난달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KIA는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이용규의 상태를 지켜봤으나 무릎 인대가 약간 손상됐다는 암담한 소식이 돌아왔다. 결국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용규는 팀 부동의 리드오프다. 이용규가 없는 KIA의 1번 타순은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올 시즌 타율 2할6푼7리로 기대보다는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공·수 양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당장 이용규를 대신해 리드오프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대체자 마련이 시급했다. 대다수 선수들이 1번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은 가운데 선동렬 KIA 감독의 선택은 김선빈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지금까지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다.

2일 현재 타율 3할2푼5리의 고감도 방망이를 뽐내고 있는 김선빈은 올 시즌 주로 이용규의 뒤를 받히는 2번 타자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타석을 소화한 것이 9번이었다. 이용규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1번으로 타석에 들어선 적은 단 5번뿐이었다. 가뜩이나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측면에서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새 공격 선봉장으로 낙점된 이후 타율 4할(10타수 4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일 문학 SK전은 ‘1번 타자’ 김선빈의 새로운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김선빈은 이날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여기에 2개의 도루까지 곁들이며 팀의 활발한 발야구를 이끌었다. 특히 5회 1-0으로 앞선 1사 1루 상황에서의 2루 도루, 이어진 2사 김주찬 타석 때 상대 투수 세든의 폭투를 놓치지 않고 홈까지 파고들어 추가점을 낸 것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1번에 대한 감상(?)은 어떨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선빈은 2일 경기 후 “1번 타자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이)용규형이 대단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김선빈은 “용규형이 빠질 때 한 번씩 1번을 쳐봤는데 너무 힘들다. 부담도 된다”라고 하면서 “아무래도 타석에 자주 들어서니까 체력적인 부분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적극적으로 치는 스타일인데 출루율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도 새롭다”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나 그만큼 책임감에 불타오르고 있다. 이왕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으니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김선빈은 “용규형이 돌아올 때까지 그 공백을 잘 메우는 것이 나의 임무”라면서 “용규형이 돌아오면 팀 분위기도 좋아질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2일 문학 SK전이 끝난 이후 개인 짐을 정리하는 김선빈의 유니폼은 온통 흙으로 범벅되어 있었다. 그만큼 경기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는 증거였다. KIA에 새로운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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