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부담감만 쌓인다. 이 부담감이 다시 선수의 어깨를 짓눌러 정상적인 타격에 방해가 되는 형국이다. 김상현(33, SK)이 악순환의 고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를 치유하기 위한 SK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5월 KIA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김상현은 SK의 장타력 부재를 해갈할 자원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이미 장타력은 검증된 선수인 만큼 최정 박정권 등에게 집중된 상대 견제를 분산시킬 적임자로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성적은 썩 좋지 않다. 트레이드 이후 2일까지 40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3홈런, 17타점에 그치고 있다. 기대했던 장타율도 3할7푼8리에 불과하다.
사실 이적 초반까지만 해도 방망이 감은 나쁘지 않았다. 홈런수가 조금 적었을 뿐 2루타를 포함한 안타는 곧잘 나왔다. SK 이적 후 타율이 3할 가까이 오르기도 했었다. 그러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그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최근에는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출장 기회가 들쭉날쭉하다보니 타격감 유지도 쉽지 않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도 심하다. 김상현도 자신에 대한 주위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다보니 괴로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만수 SK 감독은 “소화도 잘 안 된다고 하더라”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어쨌든 선수 스스로가 이겨내야 한다. 한동민이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현 시점에서는 김상현도 살아남기 위해 뭔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상현을 팀 타선 부활의 핵심 선수 중 하나로 보고 있는 SK도 ‘힐링 대책’에 고심이다. 이만수 SK 감독부터 김상현에 대한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면담을 하기도 하면서 부담감을 털어주기 위해 안간힘이다. 코치들에게는 타격폼에 손을 대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대로 처져 있을 선수는 아니다. 한 번쯤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계기가 언제쯤 찾아오느냐가 문제다.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고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현재 상황이라면 그 타이밍이 쉽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김상현의 부활은 SK 팀 타선의 폭발력과도 직결된다. SK가 어떤 진단과 처방을 내리느냐에 따라 남은 절반의 시즌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SK의 대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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