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좌완투수 양현종이 어부지리로 방어율 1위에 올랐다.
양현종은 지난 2일 SK-KIA의 문학경기가 끝나자 방어율 선두에 올랐다. 마운드에 올라 호투한 것은 아니다. 방어율 선두를 달렸던 SK 세든이 부진한 투구를 하는 통에 어부지리로 1위 자리를 꿰찬 것이다. 그러나 부상으로 이탈중이어서 빈자리만 더욱 도드라졌다.
이날 세든은 KIA 타선을 상대로 6회까지 9안타와 4사사구를 내주고 5실점했다. 5회 4점을 내준게 뼈아팠다. KIA 김선빈 김주찬의 빠른 발과 KIA 타자들의 집중력 있는 타격을 견디지 못했다. 결국 방어율이 2.20에서 2.50으로 치솟았다. 방어율 2.30으로 2위를 달리던 양현종이 순위를 뒤바꾸었다.

세든은 KIA에 징크스가 생겼다. 올해 4경기에 출전해 1승도 챙기지 못했다. 22⅔이닝동안 모두 14자책점을 기록해, 방어율 5.64에 이른다. 다른 팀을 만나면 3실점 이상 경기는 없었는데 KIA에게만 두 번이나 5실점을 당했다.
타자들의 도움을 받아 방어율 1위에 오른 양현종은 다승(9승)까지 두 개 부문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오른쪽 옆구리 근육손상으로 2~3주, 길게는 한 달까지 결장에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승은 다른 투수들이 역전할 것이 확실시되고 방어율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규정이닝이 빠듯하다.
양현종은 후반기부터 복귀가 예상된다. 문제는 돌아오더라도 전반기의 막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지 여부이다. 볼을 던질때 무리하게 힘을 주다 근육이 다쳤기 때문이다. 재부상에 대한 우려에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고 투구로 이어질 수 있다. 만반의 치료와 재활이 필요한 대목이다.
KIA로서는 다승 방어율 1위 양현종의 빈자리가 크다. 연승을 이어주고 연패를 끊는 에이스가 갑자기 사라졌다. 앞으로 전반기 세 번의 등판이 예정됐으나 부상으로 이탈했다. 에이스 빈자리를 윤석민과 김진우가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나마 나흘 휴식기와 올스타 브레이크까지 겹쳐 그나마 KIA가 10경기만 한다는게 위안거리이다. 방어율 1위 등극으로 빈자리를 더욱 느끼게 만드는 양현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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