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에 빠졌던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7월 대반격에 성공할까.
이승엽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회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6-4 승리에 이바지했다. 지난달 30일 대구 KIA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히트.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1회 중견수 플라이, 4회 3루수 실책으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6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리며 방망이를 예열했다. 그리고 4-4로 맞선 7회 2사 3루 상황에서 중전 안타를 때려 배영섭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5-4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9회 박한이의 우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수훈 선수로 선정된 이승엽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7회 롯데 강영식을 상대로 커브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강영식이 슬라이더를 던졌고 공이 좀 높게 들어왔다"며 "타구가 약간 뒤에서 맞았지만 코스가 좋아 좋은 결과거 이어진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오랜만에 홈런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결정적인 적시타가 나왔는데 '이제 나도 칠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팀 타선이 다 잘 쳐주고 있다. 이제 나만 계속 잘 치면 우리 팀의 타선이 더 완벽해질 것 같다"고 스파이크끈을 조여맸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은 변함없다. "이승엽은 중심 타선을 지켜야 할 선수다. 6, 7번으로 내리는 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류 감독은 이날 천금같은 결승타를 터트린 이승엽에 대해 "모처럼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반색했다.
7월 첫 경기에서 짜릿한 한 방을 터트린 이승엽이 상승세를 탈까. 수은주가 오를수록 이승엽의 방망이 또한 후끈 달아오른다. 그의 이름 앞에 '여름 사나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명언처럼 지금껏 쌓아온 업적이 있기에 한 번 분위기를 타면 제 모습을 되찾는데 어려움이 없을 듯. 그리고 부진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만큼 이승엽의 7월 대반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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