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월화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가 아역배우들의 로맨스로 초반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나 아무 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이 먹히는 꼬맹이들의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행동 하나 하나는 성인배우 못지않게 설레는 감정을 유발한다.
‘불의 여신 정이’는 16세기말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과학과 예술의 결합체인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 분원을 배경으로 사기장 유정(진지희/ 문근영 분)의 치열했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다. 사기장의 예술혼과 함께 유정을 사랑한 광해(노영학/ 이상윤 분)와의 이뤄질 수 없는 절절한 사랑 역시 이 드라마의 큰 이야기꺼리다.
아직 문근영, 이상윤, 그리고 유정을 짝사랑하는 김태도(아역 박건태 분) 역의 김범, 유정의 천재적인 능력을 질투하는 이육도(아역 오승윤) 역의 박건형이 등장하지 않았지만 아역배우들이 펼치는 로맨스만으로도 흥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2회는 1회에 이어 아역배우들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회가 유정과 광해가 숲속에서 우연히 만나 티격태격하는 감정 속에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가 펼쳐졌다면 2회는 유정을 짝사랑하는 태도와 그런 태도를 짝사랑하는 심화령(김지민 / 서현진 분)의 4각관계가 본격적으로 담겼다.
이날 화령은 태도에게 기대 잠든 유정을 보며 “정이처럼 덤벙대는 것이 좋으면 그리 할까요?”라고 숨겨왔던 감정을 표현했다. 태도는 당황하며 정이에 대한 마음을 애써 숨겼지만 화령의 슬픈 눈빛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했다.
더욱이 화령은 사기장이 되겠다는 꿈을 접은 채 스승 유을담(이종원 분) 곁을 떠나며 태도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화령이 “정이가 있는 한 오라버니 마음 속으로 들어가기는 못하겠다”는 말을 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안타까운 짝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었다.
앞서 정이는 광해와 숲속 함정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신체가 밀착되자 “왜 심장이 두근거리냐”면서 자신도 모르게 광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했다. 광해 역시 정이를 알게 모르게 그리워하고 있는 상황. 결국 이 드라마는 광해와 정이의 신분의 차이로 인해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정이를 짝사랑하는 태도, 그런 태도를 바라보는 화령의 사각관계가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이런 사각관계의 불씨를 지핀 아역배우들의 로맨스는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어린 배우들이 성인배우 못지않은 감정연기를 펼치고 아역배우이기 때문에 작은 손짓과 흔들리는 눈빛만으로도 시청자들에게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을 안기고 있는 중이다.
‘아역배우계의 최수종’으로 불리는 노영학의 매력적인 눈웃음과 귀엽기만 했던 진지희의 안정적인 로맨스 연기, 슬픈 감정을 다 쏟아내는 눈빛을 보여준 박건태, 기대 이상의 절절한 짝사랑 연기를 보여준 김지민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잔뜩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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