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상된 마운드·수비’ LG, 더 이상 잠실구장 두렵지 않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03 14: 36

지난 몇 년 동안 LG는 홈인 잠실구장에서 유독 약했다. 2007시즌 홈에서 29승 29패 5무로 5할 승률을 기록한 이후 매년 홈에서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다. 2012시즌 또한 홈 성적이 25승 41패 1무(승률 37.9%)로 5할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원정 성적은 32승 31패 3무로 5할을 넘어섰다.
경기력의 문제였다. 구장이 크면 클수록 마운드와 수비가 강한 팀이 유리하다. 투수가 홈런을 맞을 확률은 낮아지고 파울 플라이를 유도할 확률은 높아진다. 포수가 블로킹에 능하고 야수들의 몸놀림이 민첩하다면, 다른 구장에서 뛸 때보다 쉽게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다. 반대로 투수력과 수비가 약하면 독이 된다. 홈런 위험은 적지만 3루타를 맞을 확률이 높고, 송구 실책, 폭투나 포일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LG는 매년 평균자책점과 실책 부문에서 하위권에 자리했다. 2008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팀 평균자책점 4.73으로 6위, 야수진 실책은 386개로 7위였다. 외야라인이 유난히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데 있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2008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홈 성적 148승 176패 5무 승률 45.7%. LG가 홈에서 저조했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일단 마운드가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팀 평균자책점 3.48로 6월초부터 삼성을 따돌리고 리그 1위에 자리 중이다. 시즌 전부터 리그 정상급이라 평가받았던 불펜진은 평균자책점 2.99로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를 찍고 있고, 약점으로 꼽혔던 선발진도 3.78로 1위 NC의 3.69에 이은 2위다. 세부 기록도 뛰어나다. 볼넷 218개로 최소 2위면서 피홈런은 36개로 1위다. 피OPS .689, WHIP 1.33 블론세이브 5개 등 대부분의 기록이 상위권에 있다.
수비 또한 일취월장했다.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실책만 봐도 야수진 실책 32개로 삼성 KIA에 이은 공동 3위다. 오지환과 손주인의 짜임새 있는 수비로 내야진이 강해졌고 현재윤 최경철 영입과 윤요섭의 성장이 포수진에 안정화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병살타 유도 69개로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외야진이 보강되지는 않았지만 4번 타자  정의윤이 수비서도 도약했고 이병규 박용택과 같은 베테랑이 몸을 아끼지 않고 다이빙캐치에 임하는 중이다. 3루타만 봐도 지난해 35개를 허용하고 18개를 치면서 마진이 -17에 달했는데 올해는 21개를 치고 11개를 맞으며 +10이 됐다.  
유지현 코치는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올 시즌 향상된 수비에 대해 “수비 지표가 잘나오고 있는 것은 일단 투수들이 좋기 때문이다. 투수가 경쟁력이 있다 보니 투수에 맞춰서 수비 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며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으니까 이를 염두에 두고 시프트를 펼친다. 투수와 야수가 함께 호흡한다고 보면 된다. 상대 타자가 직구를 노리고 있는지, 아니면 변화구를 노리고 있는지 파악하고 투수와 야수들이 이를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유 코치는 시프트를 두고 “투수의 전략과 상대 타자의 특성에 맞게 시프트를 건다. 외야는 정상적으로 놔두고 내야만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중점을 두는 것은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2사 1루에선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가는 것을 반드시 막으려 한다. 때문에 이럴 때는 외야라인을 뒤로 두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과가 잘 나와서 그런지 이제는 투수들과 야수들 간에 신뢰가 쌓여가고 있다. 투수가 이 로케이션에 던지면 내야진은 어느 쪽으로 타구가 가고, 자연스럽게 땅볼이 유도되는 지점을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LG는 홈경기 성적 19승 14패 승률 57.6%를 마크, 삼성 넥센과 함께 홈경기 최고 성적을 올리고 있다. 홈 관중 또한 지금까지 66만2179명을 기록하며 모처럼 팬들의 성원에 보답 중이다. 선수들은 물론 LG 팬들도 더 이상 잠실구장 홈경기가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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