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삼성-롯데전이 열리기 전 부산 사직구장. 이진오 롯데 자이언츠 수석 트레이너는 "(조)성환이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 트레이너가 밝힌 훈훈한 미담은 이렇다.
평소 트레이너들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었던 조성환은 1군 트레이너들이 오래된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을 보고 최신형 운동화를 선물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트레이너들의 운동화 사이즈를 남몰래 파악한 뒤 지난 주말 자체 훈련을 앞두고 신상 운동화를 선물했다.
이 트레이너는 "성환이가 트레이너실에 박스 세 개를 들고 와서 놓고 가더라. 그게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진오형, 작은 정성입니다' 그러면서 씩 웃었다"고 전했다. 조성환은 이 트레이너 뿐만 아니라 김성진, 제광성 트레이너에게도 신상 운동화를 건넸다.

이 트레이너는 "내 사이즈를 어떻게 알았는지 깜짝 놀랐다. 평소에도 치료를 받은 뒤 '형 덕분에 정말 좋아졌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성환이의 따뜻한 마음 만으로도 고마운데 선물까지 주니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에 찬 모습을 보였다.
조성환에게 운동화 선물 이야기를 꺼내자 "별 거 아니다"고 손사래를 친 뒤 "그동안 진오형을 비롯해 트레이너들에게 받은 게 너무 많다. 선수들이 아플때면 쉬는 날까지 반납하고 희생하는 트레이너들의 노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껏 트레이너들에게 받은 것에 대한 아주 초라할 만큼 작은 성의일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조성환은 뛰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거인 군단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하기도 했다. 그가 '영원한 캡틴'이라 불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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