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토종 우완 에이스 윤희상(28, SK)이 어려운 요건 속에서도 꾸역꾸역 이닝을 막으며 분전했다. 그러나 또 다시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윤희상은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7이닝 동안 9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12명의 주자를 내보냈고 2개의 실책이 겹치는 상황에서도 시즌 6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팀 타선이 역전까지는 이르지 못하며 승리 요건을 갖추지는 못했다. 4월 26일 문학 한화전에서 시즌 3승을 거둔 이후 두 달 넘는 승리 가뭄이다.
지난 6월 26일 목동 넥센전(4⅓이닝 7실점 패전) 이후 첫 등판을 가진 윤희상이었다. 최근 부진했지만 이만수 SK 감독은 경기 전 “지난 경기보다는 잘 던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경기 초반 윤희상은 이런 벤치와 팬들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한창 좋을 때보다 떨어진 것은 물론 전반적으로 바깥쪽에 박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제구까지 흔들렸다. 결과론적으로 KIA에 초반 기세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1회부터 고전했다. 선두 김선빈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윤희상은 신종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이후 3루로 뛰던 신종길을 잡아낸 윤희상은 2사 후 나지완의 볼넷, 이범호에게 좌전안타를 맞는 등 어려움을 이어갔다. 최희섭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지만 불안감이 남는 시작이었다.
2회와 3회를 1피안타로 잘 넘기며 안정을 찾는 듯 했던 윤희상은 0-1로 뒤진 4회 다시 실점했다. 선두 이범호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윤희상은 1사 후 김주형 김상훈 안치홍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밀어내기로 1실점했다. 바깥쪽으로 형성된 공이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서 조금씩 빠졌고 포크볼 등 변화구는 좀처럼 KIA 타자들이 속지 않은 결과였다.
이후 윤희상은 동료들의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주는 불운까지 맛봤다. 1사 만루에서 김선빈을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우익수 한동민의 홈 송구가 정확하게 홈까지 들어왔지만 포수 정상호가 원바운드된 공을 잡지 못하고 뒤로 흘려 3루 주자 김주형에게 홈을 허용했다. 김주형은 이미 송구 중간에 홈과 3루 사이에서 멈춰선 상황이라 공을 정확하게 잡았다면 4회 실점은 1점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5회 무사 1루의 위기를 잘 넘긴 윤희상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김상훈 안치홍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김선빈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잡고 6회 고지를 넘겼다. 7회에는 1사 후 김주찬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나지완의 1루수 파울 플라이 때 김주찬의 실책성 주루 플레이로 병살을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투구수는 113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5㎞였으나 전반적인 직구 구속은 140㎞ 초반대에 형성됐다. 그 외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다. 그나마 7회까지 던진 윤희상은 팀의 7회말 공격 때 타자들이 2점을 뽑아내며 3-3 동점을 만들어내 패전 위기에서는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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