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적지에서 전북 현대를 꺾고 5경기 연속 무패(4승 1무) 행진을 이어갔다.
안익수 감독이 지휘하는 성남은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전북과 원정경기서 3-2로 승리를 거뒀다. 7승 4무 5패(승점 25)를 기록한 성남은 상위권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전북은 7승 3무 5패(승점 24)를 기록해 2연승에 실패했다.
이날 전북과 성남은 접전을 펼치며 치열한 승부를 관중들에게 선보였다. 하지만 후반 막판 모호한 상황에서 나온 득점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2-1로 성남이 앞선 가운데 부상자가 발생해 이동국이 공을 돌려준다는 것이 그대로 성남 골대 안으로 들어간 것. 그 상황을 항의하던 성남의 김태환은 권경원을 밀쳐 퇴장을 당했다.

전북은 2-2 무승부로 비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페어플레이를 지키기 위해 경기가 재개된 직후 최은성이 자신이 지키는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 넣어 자책골을 기록했다. 최은성의 자책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로 기록됐다.
전북은 이재명이 경고누적, 박원재가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하자 권경원에게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맡겼다. 권경원으로서는 영생고등학교 시절 2군 무대를 뛰며 한 두 차례밖에 뛰지 못한 생소한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전북으로서는 대체 자원이 아예 없어 방법이 없었다.
성남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 김태환이 전북을 집중 공략했다. 권경원이 김태환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익숙하지 못한 자리서 뛰다보니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전북은 설상가상 중원의 김상식이 전반 22분 부상으로 김재환과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러모로 불리한 입장이 된 전북은 힘든 상황에서도 최전방의 이동국과 케빈, 좌우 측면의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를 활용한 공격을 펼쳤다. 성남도 뒤처지지 않은 채 맞불을 놓으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였다.
활발한 양 팀의 공격에도 골은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선제골은 성남의 몫이었다. 성남은 전반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태환이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쪽에 있던 김철호가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을 노렸다. 김철호의 슈팅은 골키퍼 최은성의 손에 걸려 옆으로 살짝 빠지며 성남의 득점이 무산되는 듯 했지만, 문전에 있던 임채민이 오른발로 밀어 골로 연결했다.
전북은 후반 들어서도 생각대로 공격이 풀리지 않자, 후반 8분 에닝요를 빼고 박희도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체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박희도를 활용해 폭넓은 움직임을 선보여 이동국과 케빈을 돕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성남도 후반 20분 이승렬을 제외하고 김인성을 투입했다.
활발한 공격 속에 또 다시 웃는 쪽은 성남이었다. 성남은 전북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1분 김동섭은 전북 수비수 윌킨슨이 골키퍼 최은성에게 백패스 하는 것을 재빨리 슈팅을 했다. 이를 최은성이 손으로 걷어내며 위기에 벗어나는 듯 했지만, 2선에서 침투하던 제파로프가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전북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후반 23분 왼쪽 측면 끝에서 공을 잡은 레오나르도가 올린 크로스를 정인환이 헤딩으로 연결해 한 골을 추격했다.
전북은 후반 30분에도 추가골을 넣었다. 주인공은 이동국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모호했다. 부상이 발생한 가운데 성남 진영으로 공을 차준다는 것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간 것. 이후 성남 선수들은 이동국에게 항의를 했고, 이동국은 사과를 표시했다.
그 중 김태환은 권경원을 밀쳐내기까지 했다. 이에 안익수 감독은 그라운드로 뛰어 들어가 김태환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환의 퇴장까지는 막지 못했다. 전북은 이동국의 모호한 득점을 사과하기 위해 후반 33분 최은성이 자신의 골대 안으로 공을 밀어 넣어 성남에 리드를 안겼다.
전북은 이후 수적 우위를 앞세워 성남을 공략했다. 하지만 성남은 수비를 두텁게 해 전북의 공격을 모두 차단했다. 결국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거센 공격을 펼쳤지만, 성남의 수비진을 뚫지 못했고 2-3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 3일 전적
▲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2 (0-1 2-2) 3 성남 일화
△ 득점 = 전42 임채민 후21 제파로프(이상 성남) 후23 정인환 후32 이동국 후35 최은성 자책골(이상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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