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서 좋긴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많아 우려스럽다."
'황새'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서울을 제물로 K리그 클래식 선두를 질주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3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3 16라운드 FC 서울과 홈경기서 후반 42분 터진 고무열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추가한 포항(승점 32점)은 2위 울산(승점 30)을 따돌리고 선두를 수성했다. 반면 서울은 2연패에 빠졌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후반기 첫 경기서 패하고 오늘 경기가 상당히 중요했는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아 승리했다. 이겨서 좋긴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많아 우려스럽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승리는 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기존 부상자인 황지수 노병준 문창진 등에 이날 경기서 '에이스' 황진성이 부상 암초를 만나 들것에 실려나갔다. 김태수는 다행히도 부상이 아닌 쥐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감독은 "황진성은 발목이 조금 안좋다"면서 "위험 요소는 항상 도사리고 있다. 갑자기 부상 선수가 많아지는 바람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진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붙박이 중앙 수비수인 김원일도 경고 누적 3회로 다가오는 전북전서 뛰지 못한다. 황 감독은 "(김)광석이 짝을 찾아야 한다. 백업 멤버 중 좋은 선수들이 3~4명이 있는데 상대 공격수인 케빈과 이동국에 따라 투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대비책을 내놨다.
마냥 암울한 것은 아니다. 신진급 세력들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날 후반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은 김승대와 신영준은 포항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황 감독은 "김승대는 최근 경기에 참여하고 있어 경기 적응력도 좋았다. 신영준도 나름대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반에 들어가면 어려운 날씨였는데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의욕적으로 임한다면 출전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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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