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불펜 불안, 끝내기 패배로 이어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7.03 22: 10

추가점을 뽑지 못한 타격도 문제였지만 결국은 불펜 불안이 문제였다. SK의 작전 실패라는 행운도 KIA 불펜의 불안감을 가리지는 못했다.
KIA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3-4로 역전패했다. 사실 초반 흐름은 좋았다. 1회 1점, 4회 2점을 내며 3-0으로 먼저 앞서 나갔다. 게다가 마운드를 지키고 있었던 선발 헨리 소사의 공도 위력이 있었다. SK 타자들이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전날(2일)에 이어 연승의 흐름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SK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를 사전에 끊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 6회 이재원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 붙은 SK는 7회 2점을 더 냈다. 2사 1루에서 정근우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1점을 낸 SK는 맹렬하게 소사를 물고 늘어졌다. 조동화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든 SK는 이후 소사의 폭투 때 2,3루까지 진루하며 KIA 배터리를 괴롭혔다.

사실 KIA 벤치도 교체 타이밍을 저울하고 있었다. 조규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소사를 안정시켰다. 그러나 과감한 교체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소사도 잘 던지고 있었지만 이 박빙의 상황에서 믿고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불펜에 많지 않았던 영향도 컸다. 이미 투구수 100개를 넘긴 소사를 계속 밀고 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소사는 투구 동작 중 모자를 건드린 탓인지 보크까지 범하며 허탈하게 3-3 동점을 내줬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KIA는 8회에도 소사를 올렸다. 아쉬움을 달랜 소사는 8회를 잘 마무리했다. 그런데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KIA 투수는 소사였다. 소사는 이미 8회까지 120개의 공을 던진 이후였다. 교체가 일반적인 수순이었지만 KIA 벤치는 불펜보다는 소사를 믿었다. 결국 소사는 김강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위기를 자초했다. 동점 상황, 그리고 만회의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의 무사 2루는 커 보였다.
이후 KIA는 마무리 앤서니를 바로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앤서니는 1사 1,3루에서 정근우의 스퀴즈 작전을 저지하는 등 불을 끄는 듯 했다. 그러나 끝내기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역시 부담이 컸다. 타자와 자신 있게 승부하지 못했다. 빠지는 공이 많았다. 결국 앤서니는 조동화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앤서니의 제구난을 간파하고 존을 좁힌 조동화의 선택이 빛났다. KIA로서는 SK의 추격 흐름을 불펜이 끊어가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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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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