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어설픈 투수교체가 남긴 뼈아픈 역전패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03 22: 28

경기를 가져간 경우보다는 빼앗긴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확실한 승리방정식이 만들어지기는 힘들다. 그래도 어설픈 투수교체는 투수들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화가 3일 잠실 LG전에서 5점차 리드를 지키기 못하며 8-9로 역전패했다. 한화는 2회초 타선이 9안타를 몰아치며 7점을 뽑아 7-2, 일찍이 분위기를 가져갔다. 모처럼 터진 타선으로 인해 이브랜드가 신정락의 선발대결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한 순간이었다.
문제는 경기 중반부터였다. 한화는 5회말 8-4 리드에서 이브랜드가 1사 1, 3루로 몰리자 조지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실점위기긴 했으나 4점을 앞선 상황이었고 이 투구교체로 인해 이브랜드의 선발승은 날아갔다.

그리고 신인투수 조지훈은 첫 타자 정의윤부터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고 이병규(9번)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아 단숨에 7-8로 쫓겼다. 평균자책점 1.93으로 최근 등판 성적이 좋긴 하지만 1군 경험이 4경기에 불과한 신인투수가 이겨내기에는 누가 봐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동시에 선발승에 유난히 예민한 외국인투수 이브랜드의 사기 문제도 야기시킬 수 있는 결정이었다.
7회말 마무리투수 송창식을 조기 투입한 것도 자충수가 됐다. 1점차로 쫓기고 있었으나 3이닝이나 남은 상황에서 마무리투수를 올렸는데 바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올 시즌 송창식이 조기 등판한 경우가 이날 뿐만은 아니지만, 이미 송창식의 어깨에는 31경기 42⅓이닝이라는 짐이 놓여있었다. 투수가 극악의 압박감을 3이닝 동안이나 버텨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집중력을 3이닝 동안 유지하는 것 또한 어렵다.
결국 송창식은 정의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정범모가 포수 파울 플라이를 놓치자 급격히 흔들렸다. 정의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이대형과 정성훈에게 허무하게 볼넷을 범한 뒤 이병규의 1루 땅볼과 이진영의 우전안타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물론 투수교체는 결과론이다. 하지만 과정이 너무 어설펐다. 그러면서 한화는 외국인투수 이브랜드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호투하던 신인투수 조지훈은 자신감을 잃었다. 그리고 송창식은 상처뿐인 블론세이브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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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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