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본능’ LG, 선발 붕괴에도 거침없는 뒤집기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7.03 22: 56

LG의 역전본능이 또다시 발휘됐다. 선발투수 붕괴로 2회초에 이미 분위기를 내줬지만 끈질기게 상대를 쫓아가더니 올 시즌 18번째 뒤집기쇼를 연출했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올 시즌 9번째 맞대결서 9-8로 역전승했다. 이번에도 투수조와 야수조가 서로를 믿고 한 마음이 되어 승리를 따냈다.
1회부터 LG 흐름으로 가는 듯했다. LG는 1회말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문선재가 좌전안타와 2루 도루를 기록해 무사 2, 3루를 만들었고 박용택의 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시즌 내내 호투하던 신정락이 2회초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며 2-7로 역전 당했다. 선발 대결에 완패, 경기 중반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 이대로 패배에 직행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LG는 2회말 이병규(7번)의 적시타로 흐름을 다잡았다. 그리고 신정락의 뒤를 이어 등판한 임찬규와 임정우 두 영건이 더 이상 대량실점하지 않으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결국 LG는 4회말 손주인의 희생플리이로 한 점을 더했고 5회말에는 이병규의 3타점 2루타로 7-8, 한화를 턱밑까지 쫓아갔다.
1점차로 뒤졌지만 이미 LG가 분위기를 점령했다. 올 시즌 내내 수많은 역전승을 달성한 만큼, 투수와 타자들 모두 경기의 맥을 확실히 짚고 있었다. 7회부터 가동된 필승조 이상열 이동현은 연이은 실점위기를 극복해냈다. 그리고 7회말 마무리 송창식을 상대로 이병규(7번)의 1루 땅볼에 의한 3루 주자 정의윤의 동점 득점, 대타 이진영의 역전 결승타로 승기를 잡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이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마음가짐을 꼽는다. 서로 간의 신뢰가 두터워졌고 그러면서 선수들이 기량 이상의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승타를 날린 이진영은 경기 후 “팀이 승리하는 데 기여해서 기쁘다. 선발이든 대타든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7회초와 8회초 연이은 위기를 넘긴 이동현 또한 “오늘 어려운 경기였는데 포크볼 제구가 좋았고 야수들이 잘 도와줬다. 감독님 믿음에 보답해서 기쁘다”며 자신의 호투가 야수들의 수비와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서 나왔다고 강조했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의 힘이라는 말 외에는 표현을 못하겠다. 선수들이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LG는 어느덧 자신이 아닌 동료와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고 그러면서 매서운 역전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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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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