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마몰 트레이드 직후 40인 로스터 제외 왜?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7.04 06: 04

LA 다저스가 불펜투수 카를로스 마몰(35)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지 하루만에 곧바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의 명 칼럼니스트 피터 개몬스는 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저스가 마몰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designated Marmol for assingnment)했다고 밝혔다. 아직 다저스 구단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마몰을 데려오고도 트리플 A로 내렸던 것을 감안할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불펜 불안으로 고심하던 다저스는 3일 마몰과 맷 게리어를 맞바꾸는 걸 시카고 컵스와 합의, 발표했다. 도미니카 출신의 마몰은 2006년 컵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 2010시즌 마무리 투수를 맡으며 77⅔이닝 동안 138탈삼진 38세이브 평균자책점 2.55로 활약했다. 이후 2011시즌을 앞두고 컵스와 3년 총액 21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으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계약 첫 해였던 2011시즌 34세이브를 올렸지만 블론세이브만 10개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했고 2012시즌도 20세이브에 블론세이브 3개 평균자책점 3.42를 찍었다. 올 시즌은 31경기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부진하다. 마몰은 자신의 올해 연봉인 980만달러 중 500만달러 이상을 다저스로부터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의 40인 보호 로스터에서 제외된 선수는 10일동안 선수의 신분이 보류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트레이드나 방출, 웨이버 공시 등이 있을 수 있다. 열흘 내에 이적할 팀을 찾지 못한다면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다저스는 내야수 루이스 크루스와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를 40인 로스터 제외를 통해 내보낸 바 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투수를 하루만에 사실상 방출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현지에서는 마몰 트레이드에 끼어있었던 '21만달러 인터내셔널 사이닝 보너스'가 이번 조치의 핵심이라고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부자 구단의 북미 이외지역의 유망주 독점현상을 막기 위해 작년부터 각 구단의 해외 유망주 계약금 총액 제한제도가 도입됐다. 현재 제도에 따르면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쓸 수 있는 총액이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인터내셔널 사이닝 보너스 제한 제도다.
문제는 각 구단이 할당 총액을 트레이드 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유망주 영입을 원하는 구단은 다른 구단으로부터 선수 트레이드 때 이 권리까지 함께 사올 수 있다. 푸이그 영입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다저스는 과감한 해외선수 투자를 위해 선수를 내주고 해외선수 영입에 여유를 갖게 된 셈이다.
사실 다저스가 마몰을 데려온 것에는 의문부호가 붙었었다. 과거 훌륭한 마무리투수였긴 했지만 올해 마몰은 현재 다저스 불펜투수들 누구와 비교해도 딱히 낫다고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저스가 마몰을 곧바로 보냄에 따라 이번 트레이드의 메인이 21만 달러의 인터내셔널 사이닝 보너스였음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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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덴버=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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