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LA 다저스가 주포 야시엘 푸이그의 펜스 충돌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푸이그는 4일(이하 한국시간) 덴버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우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 선정 '6월 이달의 선수'로도 선정됐던 푸이그는 여전히 에너지로 가득한 경기를 펼쳤다.
1회 첫 타석에서 푸이그는 좌익수 방면 안타를 치고 과감하게 2루까지 진루, 세이프를 되며 이날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아드리안 곤살레스의 1루수 강습 타구때는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들었다. 로키스 1루수 토드 헬튼이 놀라 홈에 송구를 했으나 이것이 벗어나면서 푸이그는 득점에 성공했다.

난타전이 벌어진 가운데 다저스가 6-4로 앞선 5회말 무사 1,2루에 몰렸다. 놀란 아레나도의 타구는 쿠어스필드 우측 담장으로 빠르게 날아갔고, 푸이그는 몸을 날려 펜스에 부딪히면서 이 공을 잡아냈다. 놓쳤으면 주자가 모두 들어왔을 타구였다.
철인 푸이그지만 이 수비를 한 직후 한동안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펜스로 점프를 하며 왼 다리를 강하게 부딪혔고, 엉덩이 부근에 통증을 호소했다. 다저스 트레이너가 달려와 조치를 해 주자 그제야 일어났다. 그리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벤치를 향해 씩 웃어보였다.
다저스의 거짓말같은 상승세는 푸이그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푸이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털고 일어났지만, 다저스는 그 순간 가슴이 철렁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미국 메이저리그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푸이그의 몸이 강골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선수들의 충돌 시 충격을 최대한 많이 흡수해주는 외야 펜스가 있었기에 큰 부상없이 일어날 수 있었다. 푸이그 역시 푹신한 펜스를 믿었기에 거침없이 공을 향해 몸을 날렸다. 만약 한국에서 이와같은 수비를 했으면 최소 앰뷸런스가 구장에 들어왔을 부상이 있을 수도 있었다.
다저스는 6회 수비부터 푸이그를 선수보호 차원에서 뺐다. 6회초 1사 2,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 한 푸이그는 6회말부터 빠졌다. 대신 투수 자리에 대타로 들어갔던 스킵 슈마커가 좌익수로, 안드레 이디어가 우익수로 이동했다.
<사진> 덴버=곽영래 기자,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