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듀오를 빼고는 힙합을 논할 수 없다. 올해로 10년차 힙합 가수 인생을 걸어온 다이나믹듀오에게 힙합이란 인생의 즐거움이며 놓을 수 없는 동반자가 됐다. 힙합을 즐기는 다이나믹듀오 덕에 덩달아 리스너들도 즐겁다.
다이나믹듀오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 1일 1년 6개월만에 정규 7집 앨범을 내놨다. 반응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타이틀 곡 '뱀(BAAAM)'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1위를 꿰찼고 현재까지 5일동안 그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힙합'이라는 장르로 1위 자리를 지켜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만큼 힙합은 대중에게 메이저 장르로 올라섰으며 그 선봉에는 다이나믹듀오가 있다.

술과 사랑, 이별, 인생사 등에 대해 다이나믹듀오만의 화법으로 유쾌하고 신랄하게 그려낸 이번 정규 7집 앨범을 듣고 있자면 마치 '고백'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지난 2005년때의 다이나믹듀오가 떠오른다. 불끈 솟아오르는 초심의 감정을 잘 다듬어진 세련된 비트 위에 올려 놓으니, 그야말로 '명작'이 탄생했다. 더불어 힙합이라는 대세의 흐름에 맞춰 앨범을 발매, 다이나믹듀오는 제대로 날개를 단 모습이다.
최근 OSEN을 찾은 다이나믹듀오는 정규 앨범 발매 직후의 뜨거운 반응에 아직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사실 1시간에 한 번씩 차트를 확인하고 있어요. 음원 차트가 어떻게 보면 우리가 만든 앨범의 성적표 같은 거잖아요. 대중이 우리 음악을 얼마나 찾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인데, 이렇게 많이들 찾아주셨다니 완전 기쁘죠. 각종 차트 확인하는 재미에 배터리 닳는 것도 몰라요. 하하"(최자)
다이나믹듀오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힙합 비트 위에서 자유스럽게 놀고 있는 느낌이다. 유쾌하고 어깨가 들썩여진다. 문득 어떻게 놀면 이런 노래가 탄생하는지 궁금했다.

"'척'을 안해요. 멋있는 척, 웃긴척, 잘 노는척. 그냥 우리가 즐겁게 보냈던 일상을 가사로 적어내는 거예요. 공감을 얻어내는 것도 그런 이유죠. 아무래도 술자리에서 느낀 것이 영감으로 많이 반영되죠. 하하. 우리는 너무 계획적이지는 않으려고 해요. 물론 스트레스는 있겠죠. 하지만 그런 스트레스도 다 음악으로 풀 수 있는 위치가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결혼 후에는 음악하는 게 좀 더 재미있어요.(웃음)"(개코)
다이나믹듀오는 1년 반만에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그간 자이언티, 프라이머리 등의 앨범에 참여하며 여러차례 모습을 비추긴 했지만, 다이나믹듀오의 앨범을 기다린 팬들에게 있어서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디테일하게 작업해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손을 더 많이 대게 되고요. 저번 앨범과는 달리 첫 곡부터 분위기를 전체를 다 감독하면서 만든 앨범이거든요. 사실 이런 작업, 베테랑이 해도 되죠. 하지만 우리만의 느낌과 음악적인 질감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 2집 때와 느낌이 비슷한지도 모르겠어요. 다이나믹듀오만 할 수 있는 느낌을 냈다고나 할까. 마음에 들어요."(최자)
이번 앨범에는 다이나믹듀오만의 자부심도 가득 담겼다. 거친 표현도 다이나믹듀오의 자신감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였다.
"자기 자랑을 얼마나 센스있고 위트있게 하느냐도 래퍼끼리의 경쟁이거든요. 힙합의 재미 중에 하나죠. 우리가 6집 하면서 그 부분을 놓쳤던 것 같아요. 건강한 경쟁을 해보고 싶어요. 동기부여도 되고요. 마초적인 가사에 자신감이 섞인 거친 표현을 썼는데 오히려 여성 팬들이 좋아하더라고요."(개코)
다이나믹듀오는 지난 2006년 몸 담고 있는 아메바컬쳐를 설립했다. 이들이 만든 아메바컬쳐는 현재 명실상부 힙합 명가로 평가되고 있으며 실력적인 부분에 있어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아메바컬쳐에는 다이나믹듀오를 비롯해 슈프림팀, 자이언티, 프라이머리, 리듬파워, 얀키 등 실력파 랩퍼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아메바컬쳐의 규모가 지금 딱 잘할 수 있는 크기에요. 퀄리티적인 면도 챙기면서 아티스트를 컨트롤하기도 적당하죠. 잘된다고 해서 무작정 덩치를 키우면 둘 다 놓칠 것 같아요. 앞으로 천천히 해 나갈 계획이에요. 섣불리 하다가 사소한 것을 놓친다면 나중에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거든요."(최자)
감각적인 힙합 비트를 노래하는 다이나믹듀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힙합을 놓지 않은 채 무대에 오르고 싶단다. 1등이 목적이 아니라 다이나믹듀오만의 색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음악을 하는 것이 이들의 즐거운 꿈이다.
"60살, 70살이 되도 계속 음악을 할거예요. 목적은 1등이 아니고, 세계 최고도 아니기 때문에 음악을 놓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다가 분명 침체될 수도 있겠죠. 새로운 스타가 나올 수도 있죠. 하지만 중요한건 우리가 즐겁다는 거예요. 우리가 들었을 때 납득할 수 있는 음악, 우리를 설득할 수 있는 음악을 할 거예요. 지금은 하고 싶은 걸 계속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이에요. 게다가 칭찬까지 듣고 있으니 이게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하하"(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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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바컬처 제공.